경제
KAI 김조원 사장 "미 17조 훈련기 수주 원가절감이 관건"
입력 2017-11-10 13:26 

제안가를 낮게 낼 수 있도록 원가 절감문제를 내부적으로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은 미국 공군의 차세대 고등훈련기(APT) 사업 수주 여건에 대해 10일 "원가를 낮추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대방동 공군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APT 사업은 결국 KAI의 파트너인 록히드마틴과 보잉사 간의 경쟁"이라며 "입찰에서 단 1퍼센트만 우리가 높게 써도 지는 문제라 대단한 '포커게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KAI는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토종 고등훈련기 T-50A를 개조해 APT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보잉은 사브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2파전 양상이다. 결과는 빠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는 나올 전망이다. 미 공군은 노후 훈련기 350대를 17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김 사장은 "입찰에 직접 참가할 록히드마틴은 협력업체인 KAI에 지속적으로 가격을 깎자는 이야기를 하는 등 제안가를 낮추기 위해 KAI를 끝없이 압박하고 있다"며 "우리 전략은 1차적으로 록히드마틴이 제안가를 낮게 써내 입찰에서 승리하도록 돕는 역할인데, 우리가 얼마나 원가 절감을 할지 내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제도 밤새도록 원가 재검토를 했는데, 손해를 보고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라며 "보잉이 엄청난 덤핑을 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우리는 원가 절감에 최선을 다할 뿐이고 저가수주까지 갈 지는 록히드마틴이 판단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미국 외에 연말·연초 고등훈련기 수출의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밝혔다.
김 사장은 "수출 상담이 본격 진행되는 곳이 아르헨티나, 보츠와나, 페루, 인도네시아, 필리핀, 에콰도르 등 7개국이 있다"며 "보츠와나와 아르헨티나는 논의가 상당히 진척돼 연내 또는 연초에 좋은 결과가 나올 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KAI의 장기비전과 관련해 "2030년까지 세계 5대 항공우주업체로 발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래에는 홍콩, 방콕, 상하이를 매주 출퇴근하는 날이 오고 항공산업이 지금의 자동차 산업을 대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민수 헬기, 항공기 수요가 생각보다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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