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유가 안 올랐으면 흑자전환" 현대상선, 3분기 적자폭 대폭 줄여
입력 2017-11-10 11:35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10일 열린 실적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한경우 기자]

현대상선이 해운업계 성수기였던 지난 3분기 국제유가 상승으로 아깝게 흑자전환을 놓쳤다. 흑자전환에는 실패했지만 화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변동비를 절감하는 등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현대상선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2956억원, 영업손실 295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1% 늘었고, 영업손실 규모는 87.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해 603억원 손실을 봤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실적 개선의 주요 원인은 일부 고용선 컨테이너선 반선, 미주 터미널 합리화, 화물비·운항비 등 비용 절감 효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화주들의 신뢰가 회복되면서 선복 활용도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서비스 개선에 노력한 결과 지난 8월 전 세계 선사들간의 선박운항 정시성 평가에서 세계 1위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현대상선의 실적 개선은 컨테이너 부문의 미주·아주 노선이 주도했다. 컨테이너 부문의 매출액은 1조11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2%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97.1% 감소한 65억원을 기록했다. 미주노선과 아주노선의 물동량이 각각 32%와 85.5% 늘어난 덕이다.

지난 3분기 유가 상승으로 현대상선은 338억원의 연료비를 추가로 썼다. 유가가 오르지 않았다면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던 셈이다. 실제 컨테이너선 부문은 지난 9월 월간기준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현대상선은 흑자전환 시기로 다음 성수기인 내년 3분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정범 현대상선 컨테이너사업총괄 전무는 "유가가 상당히 오르고 있고 이 추세가 내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라면서도 "운임이 좀 받쳐주면 내년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유가 상승에 대응해 선박을 느리게 운항할 시기는 아니라고 현대상선은 분석했다. 다만 선박유 가격이 t당 400달러 이상으로 치솟으면 해운업계 전체에서 과거와 같은 슬로스티밍(선박유를 아끼기 위해 선박을 느리게 운항하는 것) 조짐이 나올 것이라고 유 사장은 예상했다.
그는 국제해사기구가 오는 2020년 환경규제를 강화하는 걸 기회로 보고 있다. 그는 "환경 친화적 선박을 지어 현대상선이 영업력을 갖는다고 하면 잃었던 경쟁력을 회복하고 (해운업계 내에서) 경쟁 우위에 설 기회가 있다"며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 유 사장은 남은 기간에도 비용절감과 서비스 품질 향상을 통한 화주 신뢰 회복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연임에 대해서는 "주주와 이사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회사의 유상증자에는 "모든 권리·기회를 최대한 살려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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