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남부 텔랑가나주 주도 하이데라바드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의 방문에 앞서 '걸인 소개령'을 내렸다.
9일 인도 언론에 따르면 하이데라바드 경찰은 "지난 7일 걸인들이 주요 교차로에서 정차한 차량 탑승객으로부터 돈을 받아내려고 어린이와 장애인까지 동원하고 있다"면서 "구걸은 차량 운전자와 보행자의 주의를 분산시켜 교통안전을 해치고 공공안전에도 위험해 앞으로 2달간 거리 구걸행위를 전면금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지난 8일 하이데라바드 시내 고샤마할 지역에서만 걸인 400명을 데려와 임시 재활센터로 옮겼다. 이어 시 당국은 시내 전역에서 모두 6000명의 걸인을 재활센터로 옮길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방안은 두 달간 한시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외국 대표단을 의식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이데라바드뿐 아니라 뉴델리 등 인도의 대도시들은 노숙자와 걸인들이 넘쳐나 도시 문제로 이어지고 있지만, 외국 귀빈이 방문할 때만 일회성 조치를 취할 뿐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는 소홀하다는 분석이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길거리에 있는 모두를 한곳에 몰아넣는 대신에 당국은 우선 걸인, 노숙자, 기아를 구분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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