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역차별`에 뿔난 네이버, 구글 상대로 공개 질의
입력 2017-11-09 14:54  | 수정 2017-11-16 15:08

국내 대표 IT 기업인 네이버가 구글코리아를 상대로 공개 질의했다. 구글코리아가 올해 국정감사에서 밝힌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구체적인 데이터 제시를 요구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는 9일 구글코리아를 겨냥해 세금, 고용, 트래픽 비용, 검색 어뷰징, 정치적 압력 등에 대해 공개 질의했다.
한 대표는 "우선 국회 발언에서 구글과 관련된 언급은 '세금을 (하나도) 안 낸다' '고용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아니라 '세금을 (제대로) 안 낸다' '(이익에 합당한) 고용이 없다'는 뜻"이라며 "해당 문제들이 처음 제기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지적돼 온 것인 만큼 맥락상 분명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금 문제와 관련해 "영국에서는 몇 년 전부터 구글이 매출 규모를 공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에서의 매출과 수익은 공개하지 않고 세금을 정당하게 내고 있다는 구글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에서의 매출과 영업이익, 그에 따른 세금 납부액을 밝힌다면 이 같은 의혹은 더이상 제기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구글코리아는 지난 2006년 설립 시 연구개발 인력 등의 고용, 투자에 대한 계획들을 밝히고 정부로부터 120만 달러를 2년간 지원받았다"며 "2006년 당시 약속했던 연구개발 인력을 얼마나 고용했는지, 유튜브·구글플레이와 관련한 광고 업무를 하는 인력은 없는 것인지, 한국에서 매출에 걸맞은 규모의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역설했다.
트래픽 비용 문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구글 유튜브의 2017년 9월 국내 동영상 시간 점유율은 72.8%로 네이버 동영상 서비스(2.7%)의 27배에 달하는 수준"이라며 "가장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는 동영상 서비스와 앱마켓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인 구글이 국내 통신사에 지불하고 있는 망사용료는 얼마인지 공개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 대표는 네이버의 데이터도 함께 공개했다. 그는 지난해 연결 기준 국내에서 매출 2조5920억원을 기록했고 법인세로 2746억원을 납부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달 말 기준 8105명을 고용했고, 지난해 망사용료로 통신사에 734억원을 지불했다고 부연했다. 구체적인 데이터 제시로 구글코리아를 압박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IT 기업에 대한 역차별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대표 기업인 네이버가 선봉장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이외에도 한 대표는 어뷰징과 관련해 "미국 구글에서 'how to rank website higher in google'을 검색하면, 검색 결과 최상위에서부터 '돈을 주면 구글 검색에서 상위에 랭크시켜 주겠다'는 업체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며 "'어뷰징 문제를 전혀 겪고 있지 않다'는 구글의 입장에는 자기 모순적인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또 "구글이 지출하는 막대한 규모의 로비 자금은 정치적 영향력이라는 측면에서 의혹의 여지가 있다"며 "구글이 막대한 로비 자금의 목적과 내역을 밝힌다면 구글의 로비 활동이 검색 산업에 대한 끊임없는 설명과 이해를 구하는 과정임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다만 한 대표는 "이러한 문제제기는 자국 기업만 보호해 달라는 애국심 마케팅 차원의 목소리가 아닌, 자국 기업과 해외 기업을 막론한 모든 기업들이 동등한 상황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시장의 룰'에 대한 당연한 요청"이라며 "이번에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구글이 명확하게 답변함으로써 공정한 경쟁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끝맺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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