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 추적] 홍준표-서청원의 인연·악연
입력 2017-11-04 19:30  | 수정 2017-11-04 20:15
【 앵커멘트 】
뉴스의 이면을 파헤치는 뉴스 추적, 조금 전에 보셨듯, 홍준표 대표가 서청원 의원에게 '바퀴벌레'라는 표현까지 쓰며 나가라고 압박하고 있는데,
두 사람의 인연부터 악연까지 어떤 스토리가 있는지 정치부 김수형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홍준표 대표와 서청원 의원이 이렇게 막말까지 내뱉는 이유가 뭔가요?

【 기자 】
두 사람의 인연은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 거슬러올라갑니다.

서청원 의원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로 정치에 입문했고, 모래시계 검사로 유명했던 홍준표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이 발탁해 정치적 스승은 같습니다.

흔히 서 의원을 YS키즈 1세대, 홍 대표를 3세대 정도로 표현하곤 합니다.

정치적 행보는 10년 전 갈라섰는데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홍 대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서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원해 엇갈리기 시시작합니다.

그 뒤 서 의원은 이른바 친박계 공천학살로 인해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하기도 했고, 홍 대표는 박근혜 정부 당시 친박계의 견제를 받아왔습니다.


최근엔 '성완종 게이트'로 갈등은 감정싸움으로까지 치닫고 있는데요.

홍 대표가 2011년 성완종 전 회장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대법원 재판 중인데, 그 전달 의혹을 받는 인물이 서청원 의원의 측근인 겁니다.

서 의원은 홍 대표가 핵심 증인 회유와 구명 청탁을 했다고 주장했고, 홍 대표는 청탁이 아니라 항의했다고 밝혔고, 녹취록 공개 공방 등 진흙탕 싸움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 질문2 】
정치권의 모든 행동은 이유가 있을 건데, 바로 내년에 지방선거이지 않습니까. 이른바 포스트 박근혜, 공천 문제도 작용할 것 같은데요.

【 기자 】
정글에 사자 두 마리가 살기 힘든 법이죠.

박 전 대통령 출당 이후 바른정당 의원 일부가 복당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당권파인 홍 대표와 복당파가 힘을 합치면, 홍 대표가 당의 주도권을 잡는 데 힘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반면 친박계는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자진 탈당 권유를 받은 좌장격인 서청원, 최경환 의원마저 당을 나간다면 친박계가 힘이 빠질 수밖에 없고, 당장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은 물론, 3년 뒤 총선에서 본인들의 공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까지 치닫게 됩니다.


【 질문3 】
이번에 출당되는 과정에서 친박계의 반발이 생각보다 크지는 않았는데 왜 그렇습니까.

【 기자 】
친박계인 김태흠 최고위원은 출당 조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한번 들어보시죠.

▶ 인터뷰 : 김태흠 /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어제)
- "만일 홍준표 대표 독단으로 결정한다면 이 결정은 당헌·당규를 위반한 결정으로 무효입니다. 앞으로 법적·정치적 책임을 묻는 등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김태흠 최고위원과 좌장격인 서청원, 최경환 의원을 빼면 친박계 의원들의 반발이 그리 크지는 않는 상황입니다.

이유는 몇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최근에 불거진 박근혜 정부 당시 비서관들이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전달했고, 박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는 진술도 나오는 등 친박계가 강하게 반발할 만큼 상황이 호락호락하지는 않습니다.

홍 대표가 최근 초, 재선 의원들과 잇따라 식사 정치를 하며 외연을 확장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이미 당 윤리위원회에서 '탈당 권유' 징계를 내려 출당을 예고했던 일인 점도 반발이 적었던 이유로 꼽힙니다.

【 질문4 】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이 정계개편의 시초가 될 것이란 관측이 있던데요.

【 기자 】
바른정당의 운명을 건 의원총회가 내일 오후 8시 예정돼 있습니다.

바른정당 의원 8명에서 10명 정도가 의총 뒤 이르면 내일이나 모레 탈당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팩스 탈당 뉴스가 있듯 일요일인 내일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관측대로라면 자유한국당은 최대 10석이 늘어난 115석에서 117석으로 121석인 더불어민주당과 4석 차이로 좁혀지게 됩니다.

거대 야당의 출현으로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안과 개혁 입법 통과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돼 다급하게 됐고요,

바른정당과 합당을 추진했던 국민의당은 거대 야당의 출현으로 3당으로써 캐스팅 보트 역할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인위적인 정계개편의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 앵커멘트 】
오늘의 동지가 내일 적이 되고, 반대로 오늘의 적이 내일 동지가 되는 곳이 바로 정치권인데, 앞으로 지방선거 전까지 국민들은 이런 정치권 모습을 자주 볼 것 같습니다.
뉴스 추적, 김수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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