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문고리` 이재만 "박근혜 지시로 국정원 특활비 상납받아" 진술
입력 2017-11-02 16:22 

박근혜 정부 '문고리 3인방'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은 것은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랐기 때문이라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
2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이재만 전 대통령 총무비서관(50)에 대한 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국정원 돈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비서관은 또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현금을 별도로 관리하며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사용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비록 해당 자금은 정식 청와대 예산이 아니지만 대통령 지시에 따라 사용했기 때문에 뇌물이 아니라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이 전 비서관 등에게 뇌물죄가 적용되려면 대가 관계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돼야 한다. 또 자신이 일부 자금을 개인적으로 착복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검찰은 향후 박 전 대통령이 실제 국정원 상납을 지시했는지, 해당 자금을 비자금으로 사용했는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3시 이 전 비서관과 안봉근 전 대통령 제2부속비서관(50)은 각각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지난달 31일 검찰에 체포된 이들은 이날 오후 2시께 결박된 상태로 호송버스를 타고 법원에 도착했으며 구치감을 통해 법정에 입장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2013년부터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지난해 7월 무렵까지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 등 국정원 고위 간부들로부터 매달 1억여원씩, 모두 40억여원의 국정원장 특수활동비를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국고손실) 등을 받고 있다. 이들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날 밤 늦게 결정됐다.
검찰은 또 박근혜 정부 때 국정원에 파견됐던 현직검사 3명이 검찰의 '국정원 댓글 수사'를 방해한 혐의와 관련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 관계자는 "관련자를 불러 조사하는 등 보완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검사 3명 외 또다른 검찰 관계자가 관련된 사실은 아직 없다"면서도 "수사가 마무리 단계인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은 수사 뿐 아니라 훨씬 오랜 기간동안 재판 과정에도 관여한 사실이 있기 때문에 '수사방해'보단 '사법방해'나 '재판관여'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50·사법연수원 21기, 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48·23기), 이제영 전 의정부지검 형사5부 부장검사(43·30기, 현 대전고검 검사) 등 3명은 2013년 국정원에서 각각 감찰실장, 법률보좌관, 파견검사를 지내며 검찰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관계자는 또 우병우 전 대통령 민정수석이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에게서 비선보고를 받은 혐의 등과 관련해 "우 전 수석의 조사 일정은 아직 정하지 않았고 필요하면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추 전 국장에 대한 영장심사는 3일 열린다. 앞서 법원은 추 전 국장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한차례 기각했다.
[이현정 기자 / 부장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