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범행 몰랐다'는 용인 일가족 살해범 아내?…의심스러운 대화 포착
입력 2017-11-02 08:04  | 수정 2017-11-09 08:05
'범행 몰랐다'는 용인 일가족 살해범 아내?…의심스러운 대화 포착



경기 용인 일가족 살해사건의 피의자 아내가 뉴질랜드에서 자진 귀국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1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10분께 이 사건 피의자 김모(35)씨의 아내 정모(32)씨가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습니다.

정씨는 전날 친정 가족들의 전화를 받고 귀국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는 "남편은 붙잡혔다는데 왜 거기 있느냐"는 가족의 질문에 "절도죄로 잡혔는데, 오해가 있다. 금방 풀려날 것"이라고 답을 하는 등 김씨의 범행을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씨는 이날 오전 6시께(한국시간) 뉴질랜드에서 두 딸(7개월·2세)을 데리고 출국, 오후 6시 10분께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습니다.

경찰은 살인을 공모한 혐의로 정씨를 체포, 용인동부서로 이송했습니다.

두 딸은 공항에서 가족들에게 넘겨졌습니다.

경찰은 앞서 정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점에 대해 정씨가 향후 조사에 불응할 우려가 있어 영장을 발부받았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직 살인 공모 혐의는 확인된 바 없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정씨는 김씨의 범행 현장에 함께 있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의심스러운 점은 범행 과정에서 김씨와 정씨 사이에 '둘 죽였다. 이제 하나 남았다'는 내용의 대화를 나눈 사실이 포착됐다는 점입니다.

경찰은 '둘'과 '하나'라는 단어가 지칭하는 바가 명확하지 않으나, 김씨가 어머니 A(55)씨와 이부(異父)동생 B(14)군에 이어 계부 C(57)씨를 살해한 점에 미뤄 범행을 암시하는 대화가 오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정씨는 사건 발생일을 전후해 김씨와 같은 숙소에 묵은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정씨는 범행 전날인 지난 달 20일 김씨와 함께 두 딸을 데리고 강원 횡성군으로 가 콘도에 투숙, 사건 발생 하루 뒤인 22일 오전 콘도에서 나왔습니다. 이어 23일 오후 뉴질랜드로 건너갔습니다.

경찰은 지금까지 확인한 정황 증거 등을 토대로 정씨를 조사할 계획입니다.

이날은 정씨가 장거리 비행을 한 점을 고려해 간단한 질문만 하고 조사를 마치기로 했습니다.

앞서 김씨는 변호인을 통해 한국에서 송환 요청을 해온다면 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는 정씨와 두 딸이 한국에 입국한 사실을 알고 이런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정씨의 혐의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라며 "자세한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정씨의 남편이자 이 사건 피의자인 김씨는 지난달 21일 용인시 처인구 아파트에서 어머니와 이부동생을, 뒤이어 같은 날 강원 평창군의 한 도로 졸음 쉼터에서 계부를 각각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는 이틀 뒤인 지난달 23일 정씨와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출국했으며, 어머니의 계좌에서 8천만원을 빼내 환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씨는 뉴질랜드로 도피한 지 엿새 만인 지난달 29일 과거 현지에서 저지른 절도 혐의로 체포돼 구속됐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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