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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주혁 추모①] 천생배우, 그의 마지막을 기억합니다
입력 2017-11-02 06:31 
고(故) 김주혁. 사진|나무엑터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천생 배우 구탱이형 김주혁이 우리 곁을 떠났다. 향년 45세.
故김주혁은 지난달 30일 오후 4시 30분께 서울 삼성동의 한 도로에서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를 당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故김주혁을 구조해 심폐소생술을 시행했고 건국대학교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의식을 찾지 못하고 오후 6시 30분께 사망했다. 사망 원인을 찾기 위해 부검을 마친 고인은 2일 발인이 끝나면 부모님이 잠든 충남 대산 가족납골묘에서 영면한다.
김주혁은 1998년 SBS 8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20년 동안 영화, 드라마, 예능까지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사랑받아왔다. 배우 故 김무생의 아들이었지만 아버지의 후광 없이도 연기력을 입증하며 자신만의 배우의 길을 개척해나갔다.
드라마 카이스트, 사랑은 아무나 하나, 프라하의 연인 무신, 구암허준, 아르곤, 영화 청연, 광식이 동생 광태, 아내가 결혼했다, 싱글즈, 공조, 석조저택 살인사건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또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에 출연하며 구탱이형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마지막 영화, 변신이 빛났다
연기를 사랑했고 주변인을 아꼈던 故김주혁의 마지막 역시 천생 배우의 그것이었다. 김주혁은 영화 공조에 이어 석조주택 살인사건을 통해 악역을 선보이며 이미지 변신에도 성공했다.
"악역이 안들어와서 못했지 하고 싶었어요. 하니까 즐겁더라고. 다양하게 연기할 수 있는 점이 좋더라고요. 보는 분들이 김주혁의 악역을 받아들이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생각했어요."(2017년 9월, 스타투데이와 인터뷰 中)
드라마 '아르곤'에서 앵커 김백진 역을 연기한 김주혁. 사진|tvN

◆마지막 드라마, 반듯하고 인간적인 모습 그대로
오랜만에 tvN 드라마 아르곤으로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낸 김주혁은 연기 내공을 불사르며 대중의 호평을 받았다. 극중 탐사보도팀 앵커이자 팀장 김백진 역을 맡은 김주혁의 연기는 JTBC 뉴스룸 앵커 손석희의 공감을 얻어냈을 정도로 진정성 넘쳤다.
"굳이 그의 신원을 알기 위해서 안주머니에 손을 넣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그의 가슴이 따뜻하리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 수 있는 오늘."(2017년 10월 30일,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 中)
'더 서울어워즈'에서 김주혁은 데뷔 최초로 영화상을 수상하며 기뻐했다. 사진|유용석 기자

◆마지막 공식석상, 20년 만에 받은 첫 영화상
김주혁의 마지막 공식석상은 그의 노력을 배신하지 않았다. 지난 27일 열린 더 서울어워즈에서 영화 공조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것. 김주혁은 단상 위에 올라 트로피를 꼭 쥐며 "연기생활 20년 만인데 영화에서 상을 처음 받아본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 인터뷰, 천생 배우였다
김주혁은 마지막 인터뷰에서도 배우라는 직업이 재밌다면서 천생 배우의 면모를 드러냈다.
"연기할 때가 제일 재밌어요. 사랑을 받았을 때 좋고. 그것보다는 현장에서 일을 할 때가 제일 재밌어요. 현장이 재밌잖아. 집에만 있어서 그러는지 몰라도 사람들을 만나는 게 백배 재밌어요. 카페에서 만나는 것 말고 현장에서 보는 게 훨씬 재밌어요."(2017년 9월, 스타투데이와 인터뷰 中)
영화 흥부와 독전은 안타깝게도 그의 유작이 되버렸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영화 촬영에 임했던 김주혁이다. 그의 필모그래피가 계속 될것이라 믿었기에 이번 비보는 더욱 안타깝다.
shiny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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