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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이슈]"구탱이형, 안녕히…" 故김주혁, 황망한 이별에 눈물이 난다
입력 2017-11-02 06:31  | 수정 2017-11-02 08:12
배우 故 김주혁.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이토록 황망한 이별은 없었다. 왜 그의 이름 앞에 망자임을 뜻하는 고(故)를 붙여야 하는 지 아득해진다. 하지만 이제는 ‘구탱이형과의 준비되지 않은 이별을 받아들여야 할 시간이다.
배우 김주혁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했다. 향년 45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사고였다. 검정색 벤츠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이 지난달 30일 오후 4시20분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영동대로의 한 아파트 정문 부근에서 그랜저 차량을 추돌한 후 인도로 돌진했고, 아파트 벽면에 부딪친 후 전복된 것. 차주는 김주혁이었고, 운전석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이가 바로 김주혁이었다.
김주혁은 사고 직후 건국대학교병원으로 후송된 후 심폐소생이 시행됐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오후 6시 30분께 사망 판정을 받았다.

갑작스런 김주혁의 죽음에, 그와 함께 20년간 호흡했던 연예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부정하고 싶지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받아들여야 할 현실. 망연자실한 동료, 선후배 배우 및 연예계 인사들의 조문이 줄을 이었다.
소속사 동료들은 물론, 오래 전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부터 최근작에서 함께 한 이들까지. 김주혁의 평소 인품을 짐작하게 했다. 특히 대한민국 내로라하는 배우들 중 상당수가 그의 조문에 나서며 데뷔 이래 쉼 없이 연기 열정을 불태웠던 김주혁의 생전 행보를 엿보게 했다.
나무엑터스 식구들인 문근영, 유준상, 홍은희, 김지수, 김소연, 김혜성 등이 빈소를 지켰고, ‘1박2일을 통해 연예계 동료 이상의 끈끈함을 자랑했던 김종민 김준호 윤시윤 차태현 데프콘 등도 착잡한 표정으로 빈소를 찾았다.
특히 김주혁의 연인인 배우 이유영은 사흘 내내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지키며 애통해했다. 식음을 전폐한 채 슬픔에 잠겨 주위를 안타깝게 한 그는 입관식에도 참여했다.
최불암, 안성기, 유동근 등 선배들도 착찹한 표정으로 먼저 떠난 후배의 넋을 기렸다. 최근작 ‘공조를 함께 한 현빈과 윤아, ‘독전에서 호흡을 맞춘 조진웅 류준열 김성령, ‘흥부의 정우 정진영 등 작품을 통해 호흡을 맞춘 배우들이 대거 조문에 나섰다.
또 최민식, 손현주, 이광수, 이경영, 김강우, 권상우, 한지민, 이미연, 유선, 고수, 박원상, 최여진, 심지호, 정보석, 정경호, 조여정, 조우진, 임화영, 신현빈, 강기영, 서예지, 박보검, 이규한, 김태우, 정해인, 전도연, 임하룡, 엄태구, 송윤아, 남궁민, 정상훈, 유지태 김효진 부부, 이정현, 박성웅, 고수, 임화영, 윤제문, 정우성, 송강호, 김혜수, 황정민, 이대연, 강신일, 최지우, 김선아, 박중훈, 도지원, 차승원, 박진희, 송새벽, 이윤지, 류현경, 오정세, 이솜, 정호빈, 조동혁, 박효준, 엄효섭, 조현철, 김종수, 손종학, 김재원, 정석원 백지영 부부 등 동료들의 조문 행렬은 끝없이 이어져 고인의 마지막을 외롭게 두지 않았다.
이유영과 함께 촬영했던 유재석 이광수 지석진 하하 김종국 등 런닝맨 멤버들도 조문을 했고 과거 오랜 기간 김주혁과 교제했던 배우 김지수도 빈소를 찾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는 후문.
새신랑 송중기도 결혼식 이튿날 빈소를 찾아 조문했고 김주혁을 애도하는 SNS 글로 논란을 일으킨 배우 유아인도 직접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또 다른 SNS 논란의 주인공인 컬투 정찬우도 빈소를 찾았다.
소속사 측은 대중에 큰 사랑을 받은 김주혁인 만큼, 일반에도 빈소를 열고 조문을 받았다. 덕분에 그의 넋을 기리기 위한 일반 팬들의 조문 행렬도 늦은 밤까지 이어졌다.
반면 김주혁과 과거 ‘1박2일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절친한 가수 정준영은 ‘정글의 법칙 촬영차 오지에 나가 있는 상태라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한편 김주혁 사망을 둘러싸고 심근경색설, 차량 결함설, 약물부작용설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정확한 사인 파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이 진행됐다.
부검의 1차 구두소견에 따르면 직접 사인은 즉사 가능 수준의 두부 손상. 하지만 사고가 일어나기까지 김주혁의 신체에 어떤 이상이 발생했는지 밝혀지기까지는 약 1주일 정도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다만 김주혁이 타고 있던 차량에는 블랙박스가 장착되어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주혁은 1998년 SBS 8기 공채 탤런트로 발탁되며 연기에 입문했다. 대배우로 이름을 남긴 고(姑) 김무생의 아들이기도 했던 그는 지난 20년간 드라마 ‘카이스트 ‘사랑은 아무나 하나 ‘프라하의 연인 ‘무신 ‘구암 허준 영화 ‘청연 ‘광식이 동생 광태 ‘아내가 결혼했다 ‘공조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올해 초 개봉한 영화 ‘공조에서 악역을 소화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지난 9월 종영한 tvN 드라마 ‘아르곤에서는 정의감 넘치는 기자 김백진을 연기해 또 한 번 호평 받았다. ‘공조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 27일 열린 제1회 더서울어워즈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최근까지도 영화 ‘독전에서 하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으며 영화 ‘흥부의 개봉도 앞두고 있었으나 갑작스런 죽음으로 20년에 걸친 연기 열정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그의 활동은 연기에만 국한되진 않았다. KBS ‘해피선데이-1박2일에 고정 출연하며 ‘구탱이형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일뿐 아니라 사랑도 잡았던 그였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을 통해 호흡을 맞춘 17살 연하의 배우 이유영과 연인으로 발전, 올해 초부터 공개 연인으로 사랑을 이어오고 있던 김주혁은 최근 인터뷰에서는 이유영과의 결혼 가능성도 공개적으로 드러내 더 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발인은 2일 오전 11시. 장지는 충남 서산시 대산읍 대로리에 위치한 가족 납골묘다.
이 세상에서 못 다 피운 연기혼을 부디 하늘에선 마음껏 펼쳐 보이길 기원한다. 구탱이형, 배우 김주혁 씨.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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