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60달러 뚫은 유가…`러·브·인펀드` 날개돋나
입력 2017-11-01 17:33 
배럴당 60달러를 넘은 국제유가가 앞으로도 상승할 것이란 예상이 커지자 러시아·브라질·인프라 펀드를 지칭하는 '러브인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 산유국인 러시아와 브라질은 국제유가 움직임에 증시가 긴밀하게 연동되는 특징이 있다. 유가가 올라 유정 개발 등 글로벌 사업이 각광받으면 인프라 펀드 역시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렌트유 시세는 지난달 31일 기준 전일 대비 0.77% 오른 배럴당 61.37달러에 마감했다. 지난해 1월 장중 배럴당 27.88달러로 바닥을 찍은 브렌트유값은 이후 등락을 거치며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15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 역시 지난달 31일 기준 전일 대비 0.42% 상승한 배럴당 54.38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유도 배럴당 59.03달러로 60달러 초입에 서 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바닥에 비해서는 상승했지만 2014년 7월 이후 급락했던 유가 수준에 비하면 아직 싼 상황"이라며 "바닥에서 탈출한 유가는 앞으로도 점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현시점에서 주목할 만한 '러브인 펀드'로는 KB브라질증권펀드, 멀티에셋삼바브라질펀드, 미래에셋연금인디아인프라펀드 등 20여 개 펀드가 거론된다. 최근 수익률은 브라질을 기초자산으로 만들어진 펀드가 상위에 있는 편이다. 미래에셋연금브라질업종대표펀드가 3개월 수익률 15.4%, 연초 이후 수익률 18.28%를 기록하고 있다. KB브라질증권펀드, 플랭클린브라질증권펀드 3개월 수익률도 12%대를 찍고 있다.
하지만 유가가 지금보다 더 올라가면 지금까지 덜 오른 러시아 펀드 수익률이 각광받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라질 펀드 움직임이 철광석 구리 등 다른 원자재값 추이에 상당 부분 좌우되는 것과 달리 러시아 펀드는 유가에 기대는 측면이 좀 더 크다는 관점에서다. 유가가 올라 러시아 재정이 안정되면 내수를 자극해 펀드가 편입한 현지 소비재 관련 기업 주가가 덩달아 오르는 선순환 구도를 낼 수 있다. 키움러시아익스플로러펀드, KB러시아대표성장주펀드 등이 수혜를 볼 수 있다. 미래에셋친디아인프라섹터펀드, IBK인디아인프라펀드를 비롯한 상품은 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프라 산업 발주가 신흥국에 미치는 호재에 주목하는 특징이 있다.
관전 포인트를 국내로 돌리면 유가가 올라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에 주목할 만하다. 최근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는 해운업종이 대표적이다. 팬오션은 계열사 관련 외부 악재에 휘말리면서 8월 주당 6500원 안팎이었던 주가가 최근 5000원대 초반으로 급락했다. KSS해운을 비롯한 다른 해운사 역시 낮은 운임 탓에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하지만 유가 상승 덕에 물동량이 늘어나고 운임이 덩달아 올라가면 수익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자원 개발에 뛰어든 기업들도 수혜가 예상된다. 포스코대우는 미얀마, 베트남, 페루 등지에서 석유가스 개발사업을 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호주에 가스전을, 이라크에 유전을 갖고 있다.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주가가 크게 오른 정유·화학 업종은 유가 상승으로 기대감이 더 커졌다. 석유제품 가격이 오르면 곧바로 실적으로 연결된다. 특히 정유사는 비축해 놓은 원유 재고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정유 대표주 3사뿐만 아니라 정유 자회사를 둔 GS나 현대로보틱스 역시 비상장 자회사 실적 덕을 볼 수 있다. 유가가 중장기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정유·화학 제품 재고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반영된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제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데 글로벌 재고 비축량은 적다"면서 "에쓰오일, 롯데케미칼, 대한유화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홍장원 기자 /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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