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낙태죄, 5년만에 위헌여부 심리
입력 2017-11-01 10:59  | 수정 2017-11-08 11:08

청와대가 '낙태죄 폐지' 청원에 공식 답변을 내놓기로 한 가운데, 헌법재판소가 이와 별도로 낙태죄 규정의 위헌여부를 심리 중이라고 알려졌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2월 8일 형법 269조 1항과 270조 1항의 위헌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헌법소원 사건을 접수해 심리하고 있다.
형법 269조 1항은 '자기낙태죄'로 임신한 여성이 낙태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는 내용이다. 270조 1항은 '동의낙태죄'로 의사가 임신한여성의 동의를 받아 낙태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하는 조항이다.
헌재가 낙태죄의 위헌 여부를 심리하는 것은 2012년 8월 '동의낙태죄' 규정이 합헌이라고 결정한 지 5년 만이다. 당시 9명의 재판관 중 한자리가 공석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4명이 위헌 의견을 낼 정도로 찬반양론이 팽팽했다. 하지만 위헌정족수인 6명에 못 미쳐 합헌결정이 내려졌다.

당시 찬성 측은 "태아는 그 자체로 모(母)와 별개의 생명체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인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므로 생명권이 인정돼야 한다"며 처벌 규정을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반면에 이강국 헌재소장과 이동흡·목영준·송두환 헌법재판관은 "임시 초기의 낙태까지 전면적·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은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에 대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된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난 상황에서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를 두고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헙결정 당시 심리에 참여했던 재판관 8명의 임기는 모두 종료됐고, 새로운 재판관들의 심리라는 점도 이번 결과의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는 유남석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정식으로 임명돼 재판관 '9인 체제'가 갖춰지는 대로 곧바로 재판관 평의 절차에 들어가 결론을 내릴 것으로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이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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