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유리정원> 순수함이 오염될 때 그것은 광기가 된다
입력 2017-10-31 11:48 
유리정원 포스터 / 사진=리틀빅픽처스

배우 문근영이, 문근영이기에 가능했던 독보적인 캐릭터 '재연'으로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했습니다. 영화 첫 부분에 나타나는 소년, 소녀 같은 순수한 모습에서 진행될수록 나타나는 섬뜩함이 느껴지는 모습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연기를 보여줍니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초청 영화 ‘유리정원은 엽록소를 이용한 인공혈액 연구자이지만 자신이 나무에서 태어났다고 믿는 독특한 생각을 가진 '재연'과 슬럼프를 겪고 있는 무명작가 '지훈'의 이야기입니다. 미래 대체 혈액을 연구하는 재연은 후배에게 연구 아이템을 도둑맞고 사랑하는 사람이자 가장 믿었던 교수에게 배신을 당합니다.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재연'은 어릴 적 자랐던 숲 속의 유리정원으로 떠납니다. '재연'이 떠난 집에 무명작가 '지훈'이 살게 되고, '나는 나무에서 태어났다'라고 쓰여있는 벽을 보고 '재연'의 삶을 뒤쫓기 시작합니다.

"인간의 욕망은 타인의 자유를 침해한다." 그리고 "순수한 건 오염되기 쉽다." 영화를 관통하는 두 개의 메시지입니다. 후배와, 정 교수. 믿었던 것들에게 상처받은 '재연'은 숲에 숨어 자신의 연구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인공혈액 연구를 계속합니다. '재연'의 계속되는 연구는 정 교수를 옭아매게 되고 인체 실험까지 서슴지 않습니다. 스스로에게까지 실험을 하는 모습은 뒤틀린 현실 속에서 그녀의 순수함이 광기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던 순수에 가까운 인간이 상처를 받고 그 상처가 광기가 되지만, 결국 그 광기는 나무라는 순수한 존재에게 다시 치유받습니다. 사람은 오염되지만 나무와 숲은 변하지 않는 순수함을 보여줍니다. 영화는 깊은 상처가 더 큰 순수함으로 치유되어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눈과 귀가 즐거운 영화 <유리정원>은 작가인 '지훈'의 내레이션이 영화에 몰입도를 높이고, CG를 전혀 쓰지 않은 경이로운 자연의 모습이 영화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영화 <유리정원>은 10월 25일 정식 개봉했고 러닝타임은 116분. 12세 이상 관람가입니다.

[MBN 뉴스센터 김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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