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신격호 총괄회장, 수십년간 머물던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떠나야
입력 2017-10-31 08:46  | 수정 2017-11-07 09:05
신격호 총괄회장, 수십년간 머물던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떠나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수십 년 동안 머물던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34층에서 잠실 롯데월드타워 49층으로 거주지를 임시로 옮기게 됐습니다.

95세의 고령인 신 총괄회장에게 한정후견인을 지정한 법원이 소공동 롯데호텔의 시설 현황과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거주지를 옮길 필요가 있다고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30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 20단독 김성우 부장판사는 지난 27일 신 총괄회장의 거처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옮기라고 결정했습니다. 신 총괄회장의 한정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는 사단법인 '선'이 낸 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인 것입니다.

다만 법원은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임시로 가되, 롯데호텔 신관의 34층 리모델링 공사가 완료되면 다시 롯데호텔 신관으로 이전하라고 결정했습니다.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신 총괄회장이 거주지로 사용해온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은 지난 7월부터 개보수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신관 바로 옆 본관에 신 총괄회장이 머물 수 있는 새 집무실 겸 거처를 마련했습니다. 동시에 잠실 롯데월드타워에도 거처를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의 신변을 보호해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롯데 측의 제안을 거부하면서 대신 부친을 자신이 한남동에 마련한 별도의 거처로 옮겨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의견 대립이 생기자 사단법인 선은 법원에 신 총괄회장의 거처를 직권으로 결정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에 김성우 부장판사는 지난달 21일 거주지 후보지인 롯데호텔 본관과 잠실 롯데월드타워, 신 전 부회장 측이 마련한 한남동 주택 등을 직접 찾아가 현장검증을 진행했고, 관련자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청취한 끝에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신 총괄회장의 새 거주지로 지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신 총괄회장은 제반 준비가 마무리되는 대로 거처를 롯데월드타워로 옮길 예정입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에 거주 공간은 이미 마련돼 있지만 고령의 신 총괄회장이 불편함 없이 머물 수 있도록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추가로 해야 한다"며 "올해 안에 거처를 옮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법원은 사단법인 선이 낸 '한정후견인 대리권 범위 변경' 청구도 받아들였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대리권 범위에는 포함되지 않은 주주권 행사 권한과 형사사건에 대한 고소대리권, 변호인 선임권도 행사할 수 있게 했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주주권은 재산에 관한 중요한 권한 중 하나인데 신 총괄회장이 재산권을 적정하게 행사할 수 없는 정신적 상태"라며 "현재로서는 본인의 의사라는 명목 하에 본인 이익과 무관하게 주주권이 행사될 가능성이 있고, 친족들 간 경영권 분쟁이 계속되는 점을 고려하면 후견인이 주주권을 행사하게 하는 게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신 총괄회장이 소모적인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김 부장판사는 또 "현 상황에서는 본인의 이름으로 일부 친족에 의해 다툼이 있는 다른 친족에 대한 고소나 분쟁이 남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같은 맥락에서 신 총괄회장의 인감도 선이 보관하고 신 총괄회장을 대리해 인감을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다만 김 부장판사는 선이 주주권 등을 행사하다 신 총괄회장이나 회사의 이익이 부당하게 침해될 우려가 있다며 권한 행사 전에 법원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조건을 달았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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