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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 박진태 “미출전 실망? 함께 하는 것만으로 행복”
입력 2017-10-28 13:25 
박진태는 한국시리즈 1·2차전에 미출전 선수로 등록됐다. 그러나 동료들과 현장에서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KIA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가장 많이 이름이 오르내린 선수는 KIA의 신인 투수 박진태(23)였다.
1·2차전에서 연이어 미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부터 포스트시즌 엔트리는 30명을 등록하되 경기에는 28명만 뛸 수 있다. 팀은 경기 시작 3시간 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미출전 선수 2명을 알린다.
그 동안 미출전 선수는 대개 선발투수가 포함됐다. 김문호(롯데), 양의지(두산) 등 야수도 있었으나 부상 탓이었다. 박진태는 불펜 자원이다. 부상도 없었다.
이 때문에 경기 전부터 박진태의 미출전과 관련해 ‘미스터리 이슈가 됐다. 2차전 선발투수로 내정된 양현종이 1차전 불펜으로 ‘변칙 등판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김기태 감독은 팽팽한 경기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돼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진태는 1·2차전 미출전 선수 등록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KIA도 8년 만에 오른 한국시리즈다. 평생 한 번 뛰지 못할 수도 있는 무대다. 간절함이 큰 만큼 상실감도 없지 않았을까.
그렇지 않단다. 박진태의 표정은 상당히 밝았다.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그는 팀이 승리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다. 당연히 그에 따라야 한다. (이틀 연속 미출전 통보에도)실망한 적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진태는 연락이 참 많이 왔다. 주변에서 ‘깜짝 선발 등판 준비하는 거 아니냐고 묻더라. 그것은 절대 아니라는 걸 나도 안다. 정규시즌도 아닌 한국시리즈인데”라며 웃었다.

건국대 3학년 진학과 함께 태도도 바뀌었다. 박진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렇게 하니 더 술술 풀렸다.
박진태는 경기 전 (이대진)코치님께서 오셔서 말씀을 잘 해주셨다. 내가 못해서 빠지는 게 아니라고 하셨다. ‘정규시즌에서 보탬이 됐으니 이 자리에 온 것이다. 신인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등록된 것도 대단한 일이다라고 하시더라”라고 말했다..
박진태는 값진 경험을 하고 있다. 한국시리즈는 정규시즌과 분명 달랐다. 박진태는 코치님 말씀대로 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래서 정말 집중해서 보고 있다. 특히, 2차전에서 (양)현종이형의 투구는 정말 한 편의 영화 같았다. 정말 순간마다 울컥했다”라고 전했다.
박진태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된 것만으로도 감사해했다. 그는 (출전 가능 선수라도)경기에 뛰지 않으면 어차피 (미출전 선수와)같지 않은가. 경기 과정이나 결과를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다. 이 자리에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라고 이야기했다.
KIA는 28일 한국시리즈 3차전의 미출전 선수로 헥터 노에시와 양현종을 등록했다. 1·2차전 선발투수들이다. 자연스레 박진태가 3차전에 뛸 수 있다. 그 기회가 주어질지는 모르지만 기다린다. 준비는 돼있다.
박진태는 만약 한국시리즈에 뛰게 된다면 정규시즌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던 대로 할 것이다. 신인답게 패기 있게 공을 던지려 한다. 더 잘하는 것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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