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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문희→김해숙→고두심, 충무로 집어삼킨 ‘국민 엄마’들
입력 2017-10-28 08:01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충무로는 지금 ‘국민 엄마들에 완전히 정복당했다.
지난 27일 배우 나문희는 영화 ‘아이캔스피크로 연기 인생 56년 만에 첫 여우주연상(제1회 더 서울어워즈)을 거머쥐어 보는 것 만으로도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희생부활자로 가히 충격적인 변신을 보여준 김해숙은 작품에 대한 그 어떤 평가나 흥행을 떠나 ‘완벽한 연기력으로 연신 감탄을 자아냈다. 그리고 좀처럼 스크린에서는 만날 수 없었던 ‘국민 엄마 고두심 역시 영화 ‘채비를 통해 묵직한 깊이 감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오는 11월 9일 관객들의 가슴을 울릴 ‘채비는 자극적이고 비현실적인 소재의 영화가 주를 이루고 있는 요즘,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 일찌감치 입소문을 탄 작품이다. 30년 내공의 프로 사고뭉치 인규를 24시간 케어하는 프로 잔소리꾼 엄마 애순(고두심)씨가 이별의 순간을 앞두고 홀로 남을 아들(김성균)을 위해 특별한 체크 리스트를 채워가는 과정을 그린 휴먼 드라마.
감독은 이 세상 누구나 겪을 부모와 자식 간의 이별이라는 보편적 감성을 단지 안타까움이 아닌 밝고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선 고두심은 역시나 ‘모성에 담긴 다채로운 의미를 밀도 있게 표현해 낸다. 죽음을 앞두고 뒤섞인 회한과 슬픔, 아들의 성장에 대한 뿌듯함, 강인한 듯 연약한 여인의 모습 등의 많은 것을 담고 있지만 어느 한 가지에 치우치지 않고 조화롭게 연기해낸다.

아들과의 이별을 준비하며 체크리스트를 하나씩 채워나가는 모자를 보고 있자니 진정한 ‘채비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고, 마치 일상을 보여주듯 담아낸 모자의 모습들은 평범함 속에서 특별한 감성들을 이끌어낸다. 슬퍼도 인정하고 반드시 해야 할 것들, 아무리 완벽하게 준비를 한들 어쩔 수 없이 무너질 수밖에 없는 감정들을 고두심의 열연을 통해 오롯이 느끼게 된다.
전날 나문희는 생애 첫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은 뒤 정말 행복하다. 사실 할머니로서 후배들에게 피해를 줬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아직 카메라 앞에 서면 욕심이 나 염치 불구하고 연기했다. 나이 77대에도 여우주연상을 탄 제가 있으니 후배들에게 좋은 희망이 될 것 같다. 여러분들은 80세에도 대상을 타시라”며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김해숙 역시 ‘희생부활자 개봉 전 인터뷰를 통해 엄마라는 하나의 장르를 통해 같지만 결코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끊임없이 고뇌하고 슬럼프에 빠진다. 도전을 게을리하지 않고 안주 하지 않고 나아가기 위해 지금도 치열하게 내 자신과 싸운다. 고통스럽지만 그 고통을 딛고 목표한 바를 완주할 때 더할 나위없는 기쁨을 만끽 한다”고 토로했다.
그녀들의 열정에 나이는 불과하다. 어떤 수식어, 어떤 경력, 얼마만큼의 경험이 아닌 연기에 임하는 진심과 열정이 그녀들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안방극장을 넘어 충무로에서도 빛나는 ‘국민 엄마들의 활약을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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