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일대 터널에서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가 포함된 고급차량들을 과시하며 최고시속 320㎞로 경주를 벌이고 사고까지 낸 자동차 동호회 회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27일 서울서부경찰서는 지난 6월부터 4개월간 강원도 원주시 봉산터널에서 16차례에 걸쳐 고속 자동차 경주를 벌인 혐의(도로교통법상 공동 위험행위 금지 위반)로 김 모씨(33)등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김씨 등은 일정한 속도로 주행하다 미리 정해둔 출발 지점부터 급 가속해 경주를 시작하는 '롤링레이싱'을 벌였다. 이들은 터널 입구와 출구를 경주 구간으로 정하고 제한속도인 시속 80㎞의 4배에 가까운 속도로 질주했다.
위험한 질주는 지난 9월 30일 0시 10분께 김씨가 사고를 내며 경찰에 발각됐다. 당시 그는 자신의 BMW M4 차량으로 급가속하던 중 중심을 잃고 옆 차로에서 함께 경주하던 벤츠 CLS 63 차량과 충돌했다. 김씨는 레이싱 사실을 숨기기 위해 보험사에 단독사고인 것처럼 허위 접수했으나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 동호회는 강원도 원주와 충북 제천 지역에 거주하는 고급차량 소유주들의 모임으로 심야시간 터널을 통과하는 차량이 드문 점을 이용해 수차례 레이싱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경주에 참여하지 않은 회원은 도착지점에서 심판을 보거나 동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적발된 회원들의 소득은 평범한 수준이었지만 집안에 재산이 많았다"며 "과시욕과 재미를 위해 레이싱을 벌였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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