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순익 63% `쑥`…KB금융, 실적 고공행진
입력 2017-10-26 17:46 
올 상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시중은행들이 3분기에도 실적 개선을 이어갔다. 시중금리 상승기에 은행의 주 수입원인 이자수익이 늘어나고 펀드 수수료 등 비이자수익도 급증한 덕분이다. KB금융은 최근 인수한 보험·증권사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KB금융은 시장 예상을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다졌다. 올 3분기 당기순이익 8975억원을 기록해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 평균치(8703억원·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기준)를 훌쩍 넘었다. 올해 들어 누적으로는 2조757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63.2% 늘었다. KB금융은 올 들어 2분기까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에 이어 3분기 누적 수치도 역시 최고치를 달성했다.
최대 자회사인 KB국민은행이 실적 호조를 견인했다. 국민은행은 올 3분기에만 당기순이익 6321억원, 올 들어 누적으로는 1조8413억원을 올렸다. 누적 기준으로 전년 대비 58.1%(6763억원) 증가했다. 정부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주택 거래 및 주택담보대출 감소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기에 따른 막대한 이자이익이 크게 작용했다. 3분기 누적 기준 이자이익은 5조68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3%(1조353억원) 증가했다.
KB증권의 영향으로 수수료 이익도 크게 늘었다. 3분기 누적 수수료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4% 증가한 1조5222억원이다. 지난해 현대증권을 인수한 후 증권 수수료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KB금융 관계자는 "통합 KB증권 출범과 KB손해보험 인수 등으로 이익 기반이 크게 확대됐다"며 "그룹 당기순이익에서 비은행권 자회사 비중은 2016년 27%에서 올해 33.8%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강혜승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연임되며 지배구조 안정화와 경영전략 연속성을 바탕으로 체질 개선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말 민영화에 성공한 이후 실적 순항을 하고 있는 우리은행 역시 올해 3분기에 무난한 성적을 거뒀다. 우리은행은 올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1.2% 감소한 280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3분기 누적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24.6% 증가한 1조378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연간 실적(1조2613억원)을 벌써 넘어섰다. 누적 기준 순이익은 2012년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다.
3분기 숫자만 놓고 보면 약간 줄었지만 희망퇴직 등 전직 지원금 3000억원이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된 것을 감안했을 때 3분기에만 6000억원 가까운 순이익을 거둔 셈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직 지원은 민영화 성공 이후 경영 자율성이 확대되고 상반기 순이익 1조원 창출에 기반해 실시한 것으로 향후 판관비 절감에 따른 순익 증가와 신규 채용 확대, 인적자원의 효율적 관리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라는 두 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점포는 지난해 말 894개에서 올 3분기 875개로, 인원은 1만5649명에서 1만4829명으로 줄었다.
우리은행은 3분기 누적 기준 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2% 상승한 3조9020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이 높은 상품 위주의 판매 전략이 먹혀들었다.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4.2%나 상승한 1조480억원이었다. 펀드 등 수익증권 연간 신규 판매액이 8조원을 돌파하고 주가연계신탁(ELT) 판매잔액이 전년 말 대비 2조7000억원 늘어나는 등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연초 강조했던 '자산 관리 원년'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한편 27일에는 하나금융지주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KB금융지주와 은행업계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신한금융지주는 30일, NH농협금융지주는 31일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KB금융이 지난 2분기에 이어 신한금융을 앞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준형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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