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블로그에 男성기사진 게시` 박경신 고대 교수 무죄 확정

본인의 블로그에 남성 성기 사진과 함께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글을 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46)에게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26일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음란물 유포) 혐의로 기소된 박 교수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사진들은 여성의 시각을 배제한 편향된 관점을 전달하고 있고, 문학·예술·의학·교육적 가치를 지니고 있지 않다"며 "과도하고 노골적인 방법으로 성적 부위를 적나라하게 표현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왜곡하는 음란물에 해당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표현의 자유나 심의 규정에 비춰 이 사건 사진들을 음란물로 보는 것이 부당하다는 본인의 학술·사상적 견해를 블로그 방문객들에 피력하고자 하는 의도로 게시한 것"이라며 "이는 피고인의 직업, 관심분야 등을 감안하면 사회적으로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박 교수의 블로그나 게재된 게시물이 일반인들이나 청소년들에 널리 알려지지 않아 공유 범위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사진들의 음란성으로 인한 해악은 사진들에 결합된 학술적, 사상적 표현들과 비판 및 논증에 의해 해소됐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2011년 7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위원으로 활동하던 중 자신의 블로그에 '이 사진을 보면 성적으로 자극받거나 성적으로 흥분되나요?'라는 제목 하에 남성의 발기된 성기 사진들과 표현의 자유에 관련된 글을 올린 혐의를 받았다. 이 사진들은 당시 방통위심의위원회 18차 회의에서 음란물에 해당된다고 판단하자 박 교수는 이 결정의 부당함을 주장하기 위해 이 같은 게시물을 올렸다.
앞서 1심은 "음란물인 이 사건 게시물을 공공연하게 전시한 행위는 그 수단과 방법에 있어 적절치 않다"며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사건 게시물의 전체적 맥락에서 볼 때 사회통념에 비춰 전적으로 또는 지배적으로 성적 흥미에만 호소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채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