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시구'에 2만 야구팬 환호…국가대표 유니폼 입고 "있는 힘껏"

'문재인 시구'에 2만 야구팬 환호…국가대표 유니폼 입고 "있는 힘껏"



"그리고, 이 분과도 함께하겠습니다!"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를 가득 메운 약 2만 명의 야구팬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이 분'이 누구인지 이미 파악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를 받은 문재인 대통령이 마침내 그라운드에 나타나자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는 마치 만루 홈런이라도 터진 것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7전4승제) 1차전이 열린 2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

경기 시작 예정 시간을 2분 앞둔 오후 6시 28분, 'KOREA'가 새겨진 파란색 점퍼 차림의 문 대통령이 3루 쪽 KIA 더그아웃을 거쳐 그라운드에 올라왔습니다.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입니다!"라는 아나운서의 소개가 끝나기가 무섭게 2만 관중은 "문재인! 문재인! 문재인!"을 연호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KIA의 선발투수인 헥터 노에시와 악수한 뒤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왼손에 낀 글러브에는 태극기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문 대통령이 던진 공은 원바운드로 KIA 포수 김민식의 미트에 들어갔습니다.

대통령이 프로야구 개막전이나 올스타전, 한국시리즈에서 시구한 것은 1982년 전두환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이번이 역대 7번째지만, 광주에서 시구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문 대통령 대선 캠프는 지난 5월 선거에 앞서 투표 인증샷 독려 캠페인을 벌이면서 네티즌을 상대로 '문재인의 생애 첫 시구는?'이라는 여론 조사를 했고, 그 결과 KIA가 10개 구단 중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한국시리즈를 보려고 서울에서 내려온 두산 팬 장관형(34) 씨는 "대통령을 멀리서나마 직접 보는 것은 평생 처음"이라며 "대통령이 시구하니 한국시리즈가 더 특별해진 것 같아 휴가를 써가며 온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KBO와 KIA 구단 등에 따르면 대통령이 왔다고 경기장 보안 검색 등이 평소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광주시민 고진희(42·여) 씨는 "KIA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기쁜데, 이렇게 대통령까지 와주시니 광주시민으로서 더할 나위 없이 뿌듯하다"면서 "KIA가 대통령의 기운을 받아 4승 무패로 우승하면 좋겠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크게 부각하는 등 광주와 특별한 인연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의 '축제' 한국시리즈에서 시구함으로써 대국민 통합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