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게임기 설치사업에 투자하면 높은 수익금을 주겠다며 50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25일 서울 수서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사기) 위반 혐의로 다단계 조직원 15명을 구속하고 4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09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본사를 차리고 "게임기를 구입해 미국 텍사스주에 설치·운영하고 있다"며 "계좌당 1100만원을 투자하면 3년간 연 21~32%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투자자들을 모집한 혐의를 받는다.
그러나 이들이 실제 게임기 구매에 사용한 돈은 7억원에 불과했다. 먼저 받은 투자금을 다음 투자자들에게 배당금 형식으로 나눠주는 일명 '돌려막기' 방식으로 사기행각을 벌였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또한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사업설명회를 할 때 참석자 명단을 사전에 작성해 입장 여부를 결정하고,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갖고 들어가지 못하게 해 녹음·녹화를 원천 차단하는 등 주도면밀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투자를 권유하거나 모집하는 업체는 대부분 수당을 지급하는 형태의 불법 금융 다단계 업체이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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