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文 "이산가족 간절한 바람,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
입력 2017-10-22 14:17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생사확인, 서신교환, 상봉과 고향방문이라는 이산가족의 간절한 바람들을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해 풀어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제 35회 대통령기 이북도민 체육대회' 개회식에서 이같이 언급하고는 "북한에 대한 강도높은 제재와 함께 외교적 해법으로 반드시 남북 평화와 공존의 길을 열겠다"고 약속했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북도민 체육대회에 참석한 것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1999년, 2000년, 2001년 참여)에 이어 16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2년 18대 대선 후보로서 찾아간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은 "안보에는 '충분하다'라는 말이 있을 수 없다"며 "정부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철통같은 안보', '평화를 지키고 만드는 강한 안보'를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는 물론 유럽과 동남아 국가들과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더욱 굳건한 협력관계를 다져가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우리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공존 노력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무모한 도발은 결국 자신들의 파멸을 초래할 뿐이라는 사실을 북이 깨닫고,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나서도록 흔들림 없는 강한 안보를 기반으로 단계적이며 포괄적인 대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본인 역시 실향민의 아들, 이북도민 2세라는 점에서 참석자들과 마음을 나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올해 아흔이신 어머니의 동네는 흥남의 서쪽을 흐르는 성천강 바로 너머 함주군"이라고 소개한 뒤 "언젠가 남과 북이 자유롭게 오가며 아버지, 어머니의 동네에서 제 뿌리를 찾아볼 수 있는 세월이 오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추석명절을 계기로 북한에게 이산가족 상봉과 성묘방문을 제안했으나 무산된 것을 설명하면서 "이산가족이 우리 곁을 떠나기 전 인륜과 천륜을 더 이상 막아서는 안 된다는 마음에서였고, 지금도 같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한 순간도 이북도민과 이산가족의 염원을 잊지 않고 있다"고 부연설명했다. 가족상봉을 신청한 이산가족 중 현재 생존해 계신 분은 6만여 명이고 평균 연령은 81세이다.
문 대통령은 "이제 이북도민, 탈북주민, 기업인, 노동자 등 우리 모두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며 함께 사는 공동체"라며 "진보와 보수, 좌우의 이념적 구별과 대립은 우리의 미래에 아무 의미가 없다"면서 국민 통합을 이야기했다.
또 문 대통령은 "우리의 민주주의는 북의 미사일보다 백배 천배 강하다"며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들이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화합하며 대한민국의 역동적 발전을 이끌어왔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이어 "제 부모님이 그러했듯이 이곳에 계신 이북도민 어르신, 탈북주민 모두를 대한민국의 품으로 이끈 것은 민주주의"라며 "북이 갖고 있지 못한 민주주의가 우리의 밥이고, 삶이고, 평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향민들의 향토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정부노력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간 동질성 회복을 위한 북한지역 향토문화의 계승과 발전, 무형문화재 발굴에 대한 지원에도 힘쓰겠다"며 "이북5도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국외거주 이북도민들의 고국방문에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또 탈북민들이 자부심을 갖고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체 연수와 맞춤형 교육과 같은 실질적 지원정책을 확대하고, 탈북주민들을 위한 일자리도 많이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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