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투자자 보호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100점 만점에 50점을 밑돌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일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서울대 소비자재무연구실과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 투자자들의 국내 금융투자자 보호에 대한 신뢰 수준은 100점 만점에 49.28점, 전문가 그룹은 45.60점이다.
재단은 이날 한국예탁결제원 12층에서 열린 '우리나라 투자자 보호에 만족하십니까' 세미나에서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세부 평가항목 8개 가운데 일반 투자자들은 금융역량 강화(45.60점) 부문이 가장 미비하다고 응답했다. 공시 및 투자권유(48.78점), 분쟁해결제도(48.96점) 등에도 낮은 점수를 책정했다.
전문가들이 최저점을 준 항목은 금융회사 파산 시 보호(37.85점)다. 이외에 경쟁 촉진과 시장개선(38.07점), 공시 및 투자권유(39.66점)도 미흡하다고 답했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평가항목은 상품 가입 후 관리로 일반 투자자는 53.37점, 전문가는 55.66점을 줬다.
김민정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교수는 "신뢰수준 제고를 위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민원처리 과정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자 신뢰 수준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는 총 8개의 정책이 제안됐다. 크게 ▲투자자(2개) ▲금융사(2개) ▲제도적(3개) ▲금융환경(1개) 4가지로 분류된다.
투자자 측면에서의 정책 제안은 ▲금융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기회 활용 ▲교육 활용 콘텐츠 확대 지원이다. 금융사와 관련해서는 ▲투자자수익률 제고와 사회책임투자를 통한 적극적 투자자 보호 실현 ▲판매자 역량과 윤리성 강화 등을 통한 금융사의 자발적 투자자 보호 동기 강조를 제시했다.
제도적인 측면에서도 3가지 정책을 내놨다. ▲정보제공과 분쟁 해결제도의 지속적 발전을 통한 금융 소외 완화 ▲모두의 합의 도출을 위한 총괄기구 설치 ▲정보보안 관련 사전적·사후적 규제이다.
특히 연구진은 "영국과 미국은 금융역량 제고 전략을 총괄 추진하는 국가 기구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며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영국과 미국에는 각각 금융역량위원회(FCB)와 금융이해력 및 교육위원회(FLEC)가 있다.
김 교수는 금융환경과 관련해 ▲금융 신뢰수준에 대한 계속된 관심이 필요하다면서 "금융신뢰수준조사의 지속적인 시행으로 변화를 측정할 필요가 있다"며 "국가 간, 시점 간 비교 등으로 확대해 부족한 점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조사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척도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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