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한앤컴퍼니, 쌍용양회 투자금 1년만에 3000억 회수
입력 2017-10-20 16:06  | 수정 2017-10-20 17:10
시멘트업체 쌍용양회공업의 대주주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3000억원가량의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기존 금융권 대출 규모를 늘려 차액만큼을 배당으로 가져가는 방식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보유 중인 쌍용양회 지분 약 78%를 담보로 1조450억원 안팎의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차환)을 추진하고 있다. 주선 대표주간사는 미래에셋대우·우리은행·농협은행이 맡는다. 한앤컴퍼니는 기존에 선순위 대출 4500억원과 전환사채(CB) 등 후순위 자금 2000억원, 이자상환용 한도대출(RCF) 1300억원 등 7800억원 규모 인수금융을 쌍용양회 인수에 활용했다.
한앤컴퍼니는 늘어난 대출금액 약 3000억원을 쌍용양회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한앤코시멘트홀딩스를 통해 배당해 투자 원금을 그만큼 회수할 방침이다. 이른바 '자본 재조정'이라는 투자 회수 기법이다. 투자자가 지분을 매각하지 않고 대신 지분 담보대출을 추가로 받아 투자금을 먼저 회수한 뒤 향후 기업을 매각해 해당 대출을 갚는 방식이다. 조기에 투자금을 회수해 투자 기간 대비 내부수익률(IRR)을 높일 수 있어 PEF가 선호하는 투자 회수 기법이다.
한앤컴퍼니는 앞서 지난해 초 채권단이 보유한 쌍용양회 지분 46.14%와 경영권을 약 8837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유상증자 신주인수(약 1000억원)와 2대 주주였던 일본 태평양시멘트 보유 지분 인수(4548억원) 등을 합쳐 약 1조4400억원에 쌍용양회 지분 79%를 확보했다.

쌍용양회는 최근 비핵심사업 정리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통해 주가가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1만1000원대까지 빠졌던 주가는 1만5000원 선을 넘보고 있다. 쌍용양회는 올 들어 시멘트 사업과 관련 없는 자회사를 줄줄이 처분했다. 지난 3월 자동차 모터부품과 산업용 세라믹제품 등을 제조하는 쌍용머티리얼을 유니온에 매각한 데 이어 4월엔 쌍용정보통신 지분 49.83%를 한앤코시멘트홀딩스에 현물배당으로 넘겼다. 유류 유통업체 쌍용에너텍도 6월 극동유화에 매각했다.
쌍용양회는 올해 상반기 7349억원의 매출액과 125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는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7.9%, 2.7% 증가한 수치다.
[강두순 기자 /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