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약속이나 한듯…"내년 검·경 수사권" 밝힌 文대통령·`촛불 경찰청장` 변신한 이철성
입력 2017-10-20 15:12  | 수정 2017-10-20 15:23

문재인 대통령이 1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로 뒤덮였던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된 '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검·경 수사권 조정'을 내년 본격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행사에 앞서 경찰청장으로 최초로 광화문 세월호 분향소를 찾아 참배하고 "인권친화적 경찰, 국민안전을 지키는 경찰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검경 수사권 조정은 국민의 인권보호를 위해 꼭 해야할 일"이라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 72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언급하고 "두 기관의 자율적인 합의를 도모하는 한편 필요할 경우 중립적인 기구를 통해 결론을 내겠다"며 검·경 수사권조정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보였다. 지금까지 경찰의 날 행사는 통상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등 실내에서 열려왔고 광화문 광장에서 기념식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청은 이날 공식자료를 통해 "광화문광장은 지난해 매서운 겨울 추위 속 국민적 열기가 뜨거웠던 소통 공간"이라며 "평화 집회와 국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밤을 새운 경찰관과 의경들의 땀방울이 맺힌 '자유와 평화의 광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자치경찰제 도입도 차질없이 준비하겠다"며 "지역마다 다른 다양한 지역주민의 치안 서비스 요구에 적극 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12년째 시행 중인 제주자치경찰의 사례를 거울삼아 보다 완벽한 자치경찰제를 전면적으로 도입하겠다"고 설명했다. 검·경수사권 조정은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다.
그러나 최근 검찰 주도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안 외에 경찰이 바라는 영장청구권 등에 대한 논의는 진척이 없자 경찰 내부에선 "이러다 경찰내부 개혁만 벌이고 수사권 확보는 물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진 게 사실이다. 이날 문대통령의 수사권 조정 의지 재천명은 이런 경찰 조직내 불안을 잠재우는 동시에 국민에게 약속한 공약도 충실히 수행할 것임을 확인시킨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경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철저히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경찰은 오직 국민을 위해서 복무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가장 소중한 가치로, 세월호의 아픔이 없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제 약속을 경찰이 반드시 지켜달라"고 언급했다.
기념식에 앞서 이철성 청장은 광화문 광장에 설치돼있는 세월호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 영정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헌화했다. 이날 기념식에서 이 청장은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천명한 헌법정신을 구현하고, 국민 곁으로 다가가 아픔과 상처를 보듬는 진정한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겠다"며 "모든 사람이 각자의 기본권을 최대한 향유할 수 있도록 경찰활동을 인권중심으로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따라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수사구조를 만들고 주민친화적인 자치경찰제를 확대해나가겠다"며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도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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