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공화당과 갈등빚은 트럼프 `사면초가`
입력 2017-10-20 14:0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공화당 출신 전직 대통령을 비롯해 국민들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상황이다.
공화당 소속 조지 W.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조지 W.부시 연구소가 주최한 안보 관련 토론회 연설에서 "다른 나라와 달리 미국의 정체성은 지리나 인종, '피와 땅'(나치 슬로건) 등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며 "편협함과 백인우월주의, 어떤 형태든 미국적 신념에 반하는 신성 모독"이라고 발언했다.
부시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8월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샬러츠빌 유혈사태를 두둔했던 트럼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피와 땅'이라는 슬로건은 당시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시위하며 외친 구호였다.
부시 전 대통령은 또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문제를 거론하며 "러시아 정부가 미국인들이 서로 등을 돌리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사이버 공격과 허위정보, 금권의 영향력을 포함한 외국의 공세들은 절대 경시·용납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은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다.

같은 날 CNN과 인터뷰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다음달 있을) 아시아 방문 준비가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여전히 국무부에 많은 자리들이 채워지지 않은 상태인데, 준비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는 것인가"라며 "국가 안보 전략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워싱턴 외교가들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더 믿고 따른다는 보도도 나왔다.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백악관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주미 외교관들이 펜스 부통령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FP는 "일부 외교관들은 펜스가 더 박식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들이 즉흥적이고 예측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현안을 꿰뚫고 있는 펜스 부통령에게 접근하는 것이 훨씬 더 유익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론조사에서도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여론조사기관 마리스트가 지난 15~17일 미국인 11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미국인의 42%가 트럼프 대통령을 '미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 중 한명'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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