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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인터뷰] 장원준 부진에 울컥했던 박건우 “더 이기고 싶었다”
입력 2017-10-19 06:01 
두산 박건우는 18일 NC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5타수 3안타 1홈런 1사구 3타점 3득점으로 활약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박건우(27·두산)는 18일 NC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승부욕이 불타올랐다. 어느 때보다 더 뜨거웠다.
경기는 생각만큼 잘 풀리지 않았다. 두산은 5회까지 4-6으로 끌려갔다. 박건우의 동료이자 자형인 장원준은 피홈런 3방을 얻어맞으며 6실점(5⅓이닝)을 했다. 장원준의 난조는 예상 밖이었다. 장원준의 실투를 NC 타선이 놓치지 않았다.
NC에게 유리한 흐름으로 흘러갔다. 박건우는 어떻게든 이를 바꾸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는 (자형이)좋은 투수인데 공이 몰려 계속 맞는 걸 외야에서 바라보니 울컥하더라. 마음이 편치 않았다. 팬도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보다 열렬하게 응원하시지 않나. 그 가운데 상대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까 더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 감정이 북받쳐오더라. 내가 잘 해서 만회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다”라고 밝혔다.
박건우는 행동으로 옮겼다. 그는 5타수 3안타 1홈런 1사구 3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개인 포스트시즌 1경기 최다 안타 및 타점. 그리고 첫 홈런까지 쏘아 올렸다.
1회말 터진 홈런은 비디오판독에 의해 판정이 번복됐다. 박건우는 베이스를 열심히 돌 때까지만 해도 3루타라고 생각했다. 포스트시즌 첫 홈런이라고 특별히 다른 기분은 들지 않았다는 박건우는 1차전에서 출루를 두 차례(2볼넷) 했으나 3번타자로 제 몫을 못했다. 그래서 2차전을 임하면서 부담이 있었다. 그런데 첫 타석부터 홈런을 쳐 덜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건우의 안타(1·3·6회)는 모두 두산의 득점과 직결됐다. 두산이 화력 폭발로 플레이오프 1경기 최다 득점(17) 신기록을 세우며 NC를 완파할 수 있던 데에는 박건우의 공도 컸다.
특히, 김재환이 플레이오프 1경기 최다 타점(7) 타이 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했다. 김재환의 3점 홈런 2방은 모두 2사였다. 박건우가 밥상을 차리지 못했다면, 경기 양상은 달라졌을 것이다.

박건우는 안타를 치고 홈런도 날리면 좋겠으나 큰 경기에서는 최대한 많이 출루해 주자를 모은 게 중요하다. 내 역할도 출루인 것 같다. 3번타자지만 그냥 3번째 타자라고 생각한다. 사실 며칠간 실전을 소화하지 않아 감도 딱히 좋다고 하기 어렵다. (뒤에 있는)형들을 믿고 해야 한다. 오늘을 봐라. (내가 출루하니)형들이 해내지 않은가”라며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다소 부진했던 박건우였다. 이에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했다. 4차전을 마치고 우승을 확정한 뒤에야 그는 활짝 웃었다.
박건우는 지난해 많은 분이 기대를 해주시니까 그에 따른 부담이 있었다. 타석에 서면 더 잘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았다. 포스트시즌은 한 시즌을 마무리 하는 무대다. 잘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자책하는 게 당연하다”라고 전했다.
플레이오프 2경기 밖에 안 뛰었지만 지금까지 활약상은 나름 만족하고 있을까. 박건우는 출루에 중점을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19일 현재 플레이오프 타율은 0.429(7타수 3안타). 4사구는 3개나 얻었다. 꽤 괜찮은 성적이다.
그래도 좀 더 잘 하고 싶은 욕심을 숨길 수는 없다. 박건우는 안타를 많이 때렸으나 더욱 중요할 때 칠 수 있어야 한다. 형들이 (결정적인 상황에서)잘 치는 게 솔직히 부럽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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