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자영업자 돈줄로 뜬 P2P대출
입력 2017-10-18 17:38 
P2P(Peer to Peer·개인 간)대출이 은행권의 높은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하는 소상공인들의 새로운 자금 조달 통로로 급부상하고 있다. 자영업자·중소기업 P2P투자상품은 P2P플랫폼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의 투자금을 모아 소상공인들에게 직접 빌려주는 방식인데 2금융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대출금리가 장점이다. 18일 핀테크업계에 따르면 펀다, 8퍼센트, 미드레이트 등 주요 P2P금융업체들이 연 수익률 7~12%대 자영업자·중소기업 P2P투자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소상공인과 투자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자영업자 전문 P2P대출업체 '펀다'는 지난달 30일 현재 누적 대출액이 25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9월 100억원을 돌파한 것과 비교해 1년 새 2.5배 늘어난 수치다. 펀다는 담보가 없거나 신용등급이 낮아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을 위해 상점 매출 분석 등을 통한 새로운 신용평가 방식인 '펀다 등급'을 도입해 월향, 둥근상시골집, 열혈분식 등 미식가들 사이에서 유명한 식당에 운영자금을 대출해주고 있다.
국내 대표 P2P대출업체 8퍼센트도 유망 소상공인과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투자상품을 다수 출시했다. 커피공방, 더부스, 심야식당, 파워플랜트 등 유명 외식업체가 8퍼센트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또 다른 P2P금융기업 미드레이트 역시 수제맥주업체 '브롱스'의 투자금 모집을 4차례 진행했다.
이처럼 P2P대출이 대기업이나 프랜차이즈가 아니란 이유로 제도권 금융에서 소외된 소상공인들에게 훌륭한 자금 조달 창구가 되고 있다.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P2P대출을 통해 자금 조달은 물론 쏠쏠한 홍보 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 P2P금융업체 사이트에 이름을 올리는 것 자체가 이슈가 되고 회사를 투자자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이효진 8퍼센트 대표는 "투자자가 높은 수익을 얻으면서 자영업자들의 단골 고객이 되는 경우가 많아 가게 주인 입장에서는 사업이 번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P2P금융이 단순한 대출·투자 플랫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영업자의 충성 고객을 늘리는 마케팅 수단으로도 가치가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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