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공동의 적 IS 사라지니…시리아 정부vs쿠르드 충돌 수순
입력 2017-10-18 15:55 

수니파 급진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자칭 수도' 시리아 락까에서 패퇴하면서 향후 시리아 정국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리아 정부와 쿠르드족은 IS 격퇴전에 있어 각자 전공을 앞세워 락까의 통제권을 자신들의 수중에 두고 싶어 한다. 한쪽의 일방적 양보를 바랄 수 없기 때문에 시리아 정국은 향후 더욱 복잡한 내전 양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타랄 살로 시리아민주군(SDF) 대변인은 "락까 내 주요 군사작전은 종결됐다"며 "락까의 상황은 통제되고 있으며 곧 도시의 해방을 선언하는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락까가 IS 손아귀로 들어간 지 3년 9개월 만에 마침내 해방을 알린 것이다. IS의 영역은 이라크와 접경한 시리아의 동부 지역인 데이르에즈조르주(州)의 유프라테 강 계곡 지역으로 축소됐다. 쿠르드족이 중심이 된 SDF와 시리아 정부군은 이 지역에 대해서도 각자 공세를 펼쳐 이라크와 접경한 주요 통로들을 차례로 접수하고 있다.
IS 격퇴전 종료가 임박하면서, 역설적으로 또 다른 분쟁이 예고되고 있다. 현재 시리아에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세력과 친서방 반군세력, 이슬람 반군세력, 쿠르드족이 혼재돼 있다. CNN은 "락까는 두 개 내지 세 개의 경쟁 단체들 사이에 끼게 될 것"이라며 "시리아 정부와 쿠르드족, (대부분 수니파로 IS와 함께 생활했던) 락까에 남아있는 주민들"이라고 전망했다. 시리아 평화회담이 지난한 과정을 계속하는 것도 이처럼 복잡한 세력 분포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각 세력이 IS 격퇴전 종료 뒤 자기 영역을 확보하려는 과정에서 상대방과의 무력충돌도 마다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에서도 쿠르드족 독립을 놓고 이라크 중앙정부와 쿠르드 지방정부가 무력 충돌을 빚었다.

시리아 문제는 이라크보다 더욱 복잡하다. 시리아 내 IS 격퇴전이 국제전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SDF는 미군이 주도하는 연합군의 주요 지상군 전력으로 미국의 지원을 받는 반면 알아사드 정권은 러시아와 이란의 엄호 하에 IS 격퇴전을 벌였다. 여기에 SDF가 자국 내 쿠르드족과 연계하는 것을 우려한 터키도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시리아 문제에 개입했다.
이는 언제든지 내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쿠르드족은 이라크에서처럼 미국에 '토사구팽' 당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시리아 정국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만큼 미국이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러시아와의 대립을 감수하고 쿠르드족을 보호하고 나설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쿠르드족 지도부 내에서는 미국의 지원을 비관적으로 보고 자구책으로 알아사드 정권과 협상에 나서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지역 라디오방송 WMAL과의 인터뷰에서 "이전까지 IS를 쫓아내지 못한 것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며 "나는 교전원칙과 군대와 군대의 태도를 완전히 바꿨고 그들은 결국 환상적인 일을 해냈다"며 락까 탈환을 자신의 공으로 돌렸다.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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