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나홀로 "Yes"…박정호 SKT 사장의 이색 행보
입력 2017-10-17 15:24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사진 제공 = SK텔레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단말기 완전자급제' 시행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가계통신비 인하와 관련해 소비자들이 이동통신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는 상황인데 박 사장의 이같은 발언은 SK텔레콤 브랜드 이미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박 사장은 지난 6월 이후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가계통신지 절감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계속해왔다. 최근 진행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 출석해서도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참한 가운데 홀로 출석해 이같이 밝혀 눈길을 끌었다.
국정감사 당일 아침까지도 SK텔레콤의 공식 입장이 찬성은 아니었다. 박 사장은 지난 6월 SK 확대경영회의에서 처음으로 단말 완전자급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SK텔레콤 측은 지난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도 "모든 이해관계자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도입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견지했다.
사실상 현재 이통사 중 SK텔레콤만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찬성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도입되면 통신사가 단말 유통에 관여하지 않고 오로지 통신 서비스만 판매해야 한다. 서비스 품질과 브랜드 인지도가 이통사 결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설명이다. 현재 이통 3사간 서비스 품질에 큰 차이는 없지만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품질이 좋았던 과거의 이미지가 고착화돼 1등 SK텔레콤의 기반을 이루고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단말기 완전 자급제 도입시 SK텔레콤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경쟁사 대비 동일한 요금과 보조금 지출로도 현재 시장점유율 유지에 큰 문제가 없다"고 분석했다.
주목할 점은 SK텔레콤이 가장 먼저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찬성한 것이다. 앞서 이통사의 반대로 '1만1000원 기본료 폐지'가 실현되지 않았고 '25% 요금할인' 시행에서도 잡음이 있었던 만큼 소비자들의 반감은 크다. 이같은 상황에서 SK텔레콤만이 명확하게 'Yes' 메시지를 던져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한 브랜드 전문가는 "브랜드 이미지란 예쁘고 섹시한 유명 걸그룹 멤버를 모델로 기용해서 쌓는 게 아니다"면서 "이통사라면 빠르고 편리한 통신 서비스를 합리적인 요금제 등을 통해 제공할 때 고객들로부터 신뢰감을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단말기 완전자급제와 관련된 기업 중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곳은 없다.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지만 시행하면 따르겠다"는 취지의 입장이 대다수다. 단말기 완전자급제 시행 여부는 국회에 달렸다. 앞서 이통사가 '25% 요금할인' 시행 당시에도 법적 투쟁을 예고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규제 산업이라는 특수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여야에서 모두 각각 1개의 단말기 완전자급제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앞서 문재인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을 마련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는 최민희 전 국회의원(당시 자문위원)이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우리가 가야 할 지향(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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