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승차 거부에 악용되는 '카카오택시'
입력 2017-10-13 19:31  | 수정 2017-10-13 20:57
【 앵커멘트 】
지나가는 택시 잡기가 어려워 아예 택시를 불러주는 '카카오택시' 같은 택시 앱 이용하는 분들 많으시죠.
그런데 택시를 부를 때 목적지를 적다보니 심야 시간엔 장거리 손님만 골라태우는 승차거부 현상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가까운 곳을 갈 땐 심지어 웃돈까지 줘야하는 상황입니다.
정설민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자정이 가까운 시간 서울 종로 거리.

지나가는 택시를 잡기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택시를 불러주는 카카오택시 앱을 써봐도 차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옵니다.


▶ 인터뷰 : 백정흠 / 서울 신설동
- "카카오택시를 다섯 번 했는데 응답이 안 돼서 저 앞 사거리 쪽에서 타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까운 골목길에 가봤더니 빈 택시들이 불을 끈 채 곳곳에 서있습니다.

스마트폰 카카오택시 앱을 보며 장거리 손님을 고르고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택시기사
- "밤에 이 시간에 지금 12시부터 1시 사이에 반짝할 때 못 벌면 못 버는 거예요."

상황이 이렇자 카카오택시 앱 목적지 입력란에 웃돈을 적어 호출하는 편법까지 생겨났습니다.

실제로 30분 넘게 잡히지 않던 택시가 웃돈 1만 원을 주겠다고 입력하자 30초 안에 바로 배정됩니다.

▶ 인터뷰 : 택시기사
- "(제가 5천 원 썼어도 안 오실 거예요?) 안 가죠. 지금이 가장 장거리 갈 수 있는 찬스예요."

▶ 스탠딩 : 정설민 / 기자
- "실제로 길에서 무작위로 손님을 태웠을 때 장거리 운행은 18%에 불과했지만 택시 앱을 이용한 경우엔 46%까지 늘어났습니다."

지난해 카카오택시 승차거부 신고건수도 226건으로 1년새 3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 인터뷰 : 양완수 / 서울시 택시물류과장
- "단거리 손님을 회피하는 기사들을 방지하기 위해 목적지를 호출에서 삭제해 달라고 (카카오에) 요청했고…."

하지만 카카오 측은 목적지 표시가 서비스의 핵심이라며 바꿀 뜻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승차거부 현상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전망입니다.

MBN뉴스 정설민입니다. [jasmine83@mbn.co.kr]

영상취재 : 최영구·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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