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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회 BIFF]문소리 나카야마 미호 "왜 여성 캐릭터가 줄어들었을까요?"
입력 2017-10-13 16:03 
[해운대(부산)=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나이를 먹을수록 역할이 적어지는 느낌을 받아요. 시대 때문인지, 사회 시스템 때문인지는 모르겠네요. 그래도 저는 나이를 먹을수록 깊이가 깊어지는 연기자가 됐으면 좋겠어요. 지금 인생의 3라운드쯤 된 것 같은데 이 삶을 지속해 나가고 싶어요."(나카야마 미호)
"왜 이렇게 여성 캐릭터가 줄어들었는가를 생각해 보면 경제, 정치, 사회 등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더라고요. 영화가 하나의 사업이니 이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 다양한 색깔의 여배우로 우리의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여배우에게 남아있는 것 같아요."(문소리)
한국과 일본의 여배우 문소리 나카야마 미호가 부산에서 만나 영화와 배우의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13일 오후 부산 해운대 비프빌리지에서 열린 '여배우, 여배우를 만나다' 오픈토크 행사에서다.
여배우들이 주인공으로 나서는 영화가 거의 없거나 적어지는 추세는 일본과 한국이 비슷했다. 나카야마는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나이가 많아져도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가 더 많아져도 좋을 것 같다"고 바랐다. 문소리도 비슷한 바람을 밝혔지만 "그래도 너무 배부른 것보다 약간 배고플때가 더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고 뛰기도 좋다"고 위안을 삼았다.
"부산영화제의 분위기에 놀랐다"고 처음 찾은 부산국제영화제 참석 소감을 밝힌 나카야마는 20여년 전 자신이 출연한 영화 '러브레터'가 언급되자 반색했다. 나카야마는 '러브레터' 속 설원에서 "오겡끼데스까"라고 안부를 묻는 장면이 한국에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나카야마는 "'러브레터' 얘기를 지금까지 해주신다"며 "무척 고마운 일"이라고 행복해했다. 이어 "작년에 대만에서 '러브레터'가 재상영돼 몰래 현지에 가서 본 적이 있다"며 "한국에서도 재개봉 되면 또 몰래와서 봐볼 예정"이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과거 명대사 "오겡끼데스까"를 선보여 영화팬들로부터 "겡끼데스"라는 화답을 듣기도 했다.
문소리는 최근 단편 연출작 세 편을 모은 '여배우는 오늘도'를 개봉시키며 감독으로 데뷔했다. 그는 연출 데뷔 소감에 대해 "올해 개봉작이 없었는데 필모그래피에 주연작 하나 올렸다"고 웃으며 "많은 분이 배우들에게 몰입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그것과 동등하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전체를 해석하는 눈이 중요한 것 같다. 연출하고 공부하면서 느낀 그런 것들이 배우 생활하면서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짚었다.

나카야마는 "작품에 출연하면서 나 같으면 이렇게 찍었을 텐데, 또 연출하고 싶다는 생각이 떠오르기도 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연기하는 것만도 벅차니 그런 생각은 없어졌다"고 웃었다.
두 사람은 '여배우'가 아닌 배우로 불리기를 바랐다. 나카야마는 "여배우라는 말보다 그냥 배우라는 말이 좋다"며 "계속 연기를 하면서 나는 여자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문소리는 "'여배우니까'라는 말에 요구되는 것이 있는 것 같다"며 "10여년 간 영화일을 하면서 꼭 한정돼 영화일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꽤 한 적 있다. 영화를 만드는 일원으로 같이 만들어가는 구성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래도 "예전에는 '여배우이니 이래야죠'라는 게 많았는데 요즘은 '여배우이니 이러면 왜 안 되나요?'라고 말하는 이들이 생기고 변화된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문소리는 또 "예전에 시상식에서 상을 받으며 꽃이 됐다는 말을 들었다. 꽃도 좋지만 여배우도 뿌리나 줄기가 될 수 있다"며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도록 공부하고 가꾸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나카야마 미호는 일본의 유명배우로, 한국에서도 '러브레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올해 부산에는 갈라프레젠테이션 부분에 초청받은 정재은 감독의 영화 '나비잠'을 들고 왔다. 문소리는 감독이자 배우로 초청받았다.
jeigun@mk.co.kr/ 사진 유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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