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의 불법 양도가 성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안규백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급한 전국 53개 10년 공공임대주택 단지의 임차권 양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수도권의 유망 단지일수록 양도비율(총 가구수 대비 양도건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교신도시 '수원 광교62' 공공임대아파트의 경우 연평균 양도비율이 9.26%로 조사 대상 단지 중 가장 높았다. 총 637세대인 이 아파트는 지난 3년간 연평균 58.97세대꼴로 임차인이 바뀌었다.
LH 분양전환 공공임대 아파트는 임대 의무기간(5년, 10년)이 끝날 때까지 원칙적으로 임차인이 다른 사람에게 임차권을 양도할 수 없다. 근무·생업·질병치료 등으로 주거이전을 하거나 상속·혼인으로 소유하게 된 주택으로 이전하는 경우나 국외 이주 등의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LH의 심사를 거쳐 양도할 수 있다.
또한 광교신도시 '수원 광교60' 공공임대는 연평균 양도비율이 7.16%에 달했고, 성남 여수C-1블록 공공임대는 5.72%, '수원 광교 50'은 5.70%, 서울 강남공공주택지구 A7블록 공공임대는 5.09% 등의 순으로 양도율이 높았다.
반면 인천 소래지구 A-4블록 4단지 공공임대는 연평균 양도비율이 0.06%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 충북혁신도시, 파주 운정지구, 고양 원흥, 제주 하귀 등에 공급된 공공임대 물량의 연평균 양도률은 0.20~0.07%에 그쳤다.
안규백 의원은 "양도율이 단지별로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수원 광교와 서울 강남 등 수도권 인기지역의 경우 예외적인 임차권 양도 사유 등 제도적 허점을 악용해 프리미엄을 받고 임차권을 양도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라며 "임차권 불법 거래가 가능한 것은 양수인의 입주자격이 느슨한 것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LH 측은 "분양전환 공공임대의 임차권 양도 금지, 양수인 자격요건 강화, 양도제한 기간 이후 허용 등의 방안이 논의 중"이라며 "관계부서인 국토부와 협의해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nero20@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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