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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시즌 리뷰] 애리조나, 반전에 성공하다
입력 2017-10-11 06:01 
애리조나는 지난해와 승패가 정확히 뒤바뀐 성적을 냈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닉스) 김재호 특파원] 디비전시리즈에서 허무하게 탈락했지만, 2017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지난해 부진을 털고 반전에 성공했다(날짜는 한국시간 기준).

시즌 요약
성적: 93승 69패(NL 서부 2위, 디비전시리즈 진출)
최다 연승: 13연승(8월 25일~9월 7일)
최다 연패: 5연패(7월 9일~17일)
최다 실점: 16실점(8월 2일)
최다 득점: 16득점(6월 22일)
무득점 패: 6회
무실점 승: 11회
끝내기 승리: 9회
끝내기 패배: 4회

총평
애리조나는 지난해 잭 그레인키, 셸비 밀러 등 정상급 선발 투수들을 영입하고도 69승 93패를 기록하는데 그쳤고, 칩 헤일 감독과 데이브 스튜어트 단장이 동시에 팀을 떠났다. 그리고 보스턴에 몸담았던 마이크 헤이젠 단장과 토리 러벨로 감독이 새로 부임했다. 이들은 1년만에 지난 시즌 성적을 180도 뒤집어 93승 69패를 만들었다.
지구 우승을 하고도 남을 성적이었지만, 아쉽게도 이들의 앞에는 다저스가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다저스를 상대로 위축되지 않았다. 시즌 막판 두 번의 스윕을 기록하며 11승 8패로 앞섰다. 8월말부터 9월초까지 13연승을 질주하며 2위 그룹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와일드카드 1위를 확정했다.
와일드카드 게임에서 러벨로 감독은 선발 자원인 로비 레이를 불펜으로 기용하는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고, 이는 성공했다. 그러나 디비전시리즈에서 대가를 치렀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예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다저스에게 3전 전패로 밀렸다.
포스트시즌 진출도 진출이지만, 좋은 일들이 많았던 한 해였다. 잭 그레인키는 지난해 부진을 털고 17승 7패 평균자책점 3.20의 성적을 기록하며 예전 모습을 되찾았고, 로비 레이(15승 5패 2.89)는 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했다. 패트릭 코빈도 토미 존 수술 이후 가장 많은 32번의 선발 등판을 소화하며 14승을 올렸다. 새로 합류한 타이후안 워커와 선발로 전환한 잭 고들리도 성공적이었다. 이들은 내셔널리그에서 세번째로 많은 941 1/3이닝을 소화하며 두번째로 좋은 3.61의 평균자책점을 소화했다.

고들리가 선발 전환에 성공했다면, 아치 브래들리는 불펜 전환에 성공했다. 63경기에서 1.7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앤드류 체이핀(71경기), 호르헤 데 라 로사(65경기)는 좌완 불펜으로 활약했다. 마무리 페르난도 로드니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같았지만, 감독의 신뢰 속에 39세이브를 챙겼다.
타석에서는 폴 골드슈미트(36홈런 120타점), 제이크 램(30홈런 105타점)이 나란히 30홈런-100타점을 돌파했다. J.D. 마르티네스는 이적 후에만 29개의 홈런을 터트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부상으로 지난해 12경기 출전에 그쳤던 A.J. 폴락도 모두가 알고 있던 그 폴락으로 돌아왔다.
2017년은 이들에데 새로운 프런트, 새로운 감독 부임 첫 해 지속적인 활약을 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진 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러벨로는 디비전시리즈 탈락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미래로 향할 수 있는 아주 강한 기반을 갖고 있다. 여기에 아주 많은 튼튼한 벽돌을 쌓아올렸다"는 말을 남겼다.
잭 그레인키는 에이스의 역할을 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MVP: 폴 골드슈미트, 잭 그레인키
투타의 중심이 돼줘야 할 선수들이 오롯히 자기 역할을 해줬다. 골드슈미트는 타율 0.297 OPS 0.966으로 지난 시즌(0.297/0.899)보다 좋아진 공격력을 보여줬고, 2년만에 다시 30홈런 100타점 기록을 세웠다. 36홈런 120타점은 MVP 투표 2위에 올랐던 2013시즌(36홈런 125타점) 이후 가장 좋은 기록이다.
그레인키는 지난해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26경기에서 158 2/3이닝을 던지는데 그치며 4.3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32경기에서 202 1/3이닝을 소화하며 3.20의 평균자책점을 남겼다. 러벨로 감독은 그를 페이스 메이커라 칭하며 단순한 선발 투수 한 명 이상의 존재감을 가진 선수라고 평했다.
로비 레이는 브레이킹볼의 비중을 늘리며 다른 투수가 됐다. 사진=ⓒAFPBBNews = News1

올해의 재발견1: 로비 레이
지난 2년간 5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32의 성적을 기록, 평범한 선발 투수로 남았던 로비 레이는 이번 시즌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28경기에서 15승 5패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투수로 자리잡았다. 브룩스 베이스볼에 따르면 그는 이번 시즌 커브 비중이 18.86%, 슬라이더 비중이 20.18%로 예년에 비해 브레이킹볼의 비율을 대폭 늘렸는데 이것이 적중했다. 평균 구속 94마일의 포심 패스트볼과 81~85마일대의 브레이킹볼이 조화를 이루며 리그에서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투수가 됐다.
아치 브래들리는 불펜 투수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올해의 재발견2: 아치 브래들리
2011년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 유망주 아치 브래들리는 지난 두 시즌동안 선발 투수로 뛰며 평균자책점 5.18의 성적을 남겼지만, 올해 불펜 투수로 변신,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63경기에서 73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73 21볼넷 79탈삼진을 기록하며 셋업맨으로 맹활약했다. 1.73의 평균자책점은 이번 시즌 내셔널리그에서 70이닝 이상 소화한 불펜 투수 중 펠리페 리베로(피츠버그, 1.67)에 이어 두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J.D. 마르티네스 영입은 신의 한 수였다. 사진=ⓒAFPBBNews = News1

올해의 영입: J.D. 마르티네스
힘든 좌완 투수가 많은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리조나가 택한 J.D. 마르티네스. 탁월한 선택이었다. 마르티네스는 애리조나 이적 이후 62경기에서 29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1.107의 OPS를 기록, 팀 공격을 이끌었다. 애리조나는 이번 시즌 좌완 투수를 상대로 타율 0.243 OPS 0.739의 썩 좋지 못한 성적을 남겼는데, 대신 홈런은 리그에서 세번째로 많은 58개를 때렸다. 이게 다 마르티네스 덕분이다. 그는 애리조나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가장 핫한 외야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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