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매티스가 추천한 필독서 `이런 전쟁`…"6·25는 준비되지 않은 전쟁"
입력 2017-10-10 19:39  | 수정 2017-10-10 20:00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추천한 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매티스 장관은 9일(현지시간) 미 육군협회(AUSA)주최로 열린 국제방산전시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미군의 역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T.R. 페렌바크의 저서 '이런 전쟁(This kind of war)'을 읽어보라고 추천했다.
1963년에 처음 출판된 이 책은 6·25 전쟁에 장교로 참전한 경험을 토대로 집필한 전쟁역사서다. 국내에서도 번역본이 출간됐으나 절판돼 국내에서는 현재 찾기 어렵다. 688쪽 분량의 단행본으로 역사가들은 물론 미군 지휘관들 사이에서 필독서로 여겨진다.
자신이 겪은 전투 장면에 대한 생생한 묘사가 인상적이지만, 가장 시선이 쏠리는 지점은 한국전쟁과 당시 미군의 역할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이다. 매티스 장관이 충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해답으로 이 책을 추천한 이유도 여기 있다.

페렌바크는 "한반도 충돌은 힘의 시험이 아니라 의지의 시험, 특히 미국 의지의 시험"이라며 미국이 실질적으로 반응할 것인지를 의심하던 공산진영이 오판하는 바람에 3만7000여 명의 미국인이 희생됐다고 적었다. 그는 "자극적인 승리의 맛에 도취된 미국은 재앙으로 향하고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이 때문에 매티스 장관이 이 도서를 통해 '반격하겠다는 의지와 전쟁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오히려 전쟁을 막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1963년 초판본의 부제가 '준비되지 않음에 대한 연구'(a study in unpreparedness)라는 사실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담고 있다. 비록 나중에 부제가 '고전적 한국전쟁사'(the Classic Korean War History)로 바뀌긴 했지만, 본문에서도 상당 부분에 걸쳐 미군이 당시 준비되지 않은 전쟁을 수행했음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영진 중앙대 교수는 지난 6월 국방일보에 기고한 이 책의 서평에서 "전장의 가혹한 현실을 통해 저자가 하고자 하는 얘기는 한 가지다. 미국은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이라면서 "저자가 강조하고 있듯이 미군이 제대로 준비되지 못한 데에는 상황판단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남침과 중공군의 참전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점이 그 근거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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