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매경헬스 특별기획] 유전자 건강혁명⑩ 탈모인구 천만 시대, 탈모의 유전적 특성 확인하고 제대로 예방하자.
입력 2017-10-10 10:13 
개인의 특성이 유전된다고 할 때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고 걱정하는 것이 바로 탈모이다. 실제 가족 가운데 아버지가 탈모인 경우에는 자식이나 손주들에게 탈모가 유전되지 않을까 염려를 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탈모는 유전적인 경향이 있는 개인 특성이 맞다. 그러나 탈모에 대한 나의 유전적인 성격을 미리 알고 그에 맞는 나만의 맞춤형 관리법으로 탈모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건강한 모발을 유지 할 수 있다.

우선 탈모에는 크게 남성형 탈모로 알려져 있는 안드로겐(androgen)성 탈모와 스트레스로 인해 머리가 빠지는 원형 탈모로 나눌 수 있다. 남성형 탈모의 경우 유전적 원인이 80% 정도 되고 원형 탈모의 경우도 유전적인 원인이 40%나 된다.

◆ M자형 남성형 탈모
유전적인 원인이 더 큰 안드로겐성 탈모(남성형 탈모)를 먼저 알아보자. 흔히 우리가 대머리라 부르는 탈모로 헤어 라인이 M자 형태로 후퇴하거나 정수리 부위 모발이 가늘어지고 탈락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남성호르몬의 변화과정에서 호르몬이 모낭세포의 단백질 합성을 지연시켜 모낭의 성장을 방해해 탈모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남성형 탈모와 관련된 핵심적인 유전적 변이를 찾는 연구는 오래 전부터 진행되었다. 2008년 1,125명의 유럽인 대상 유전체 분석을 한 결과 20번째 염색체 11번 부위(Chr20p11)에 변이가 있으면 정상인 경우보다 1.6배 남성형 탈모가 생긴다고 발표했다. (과학 전문 주간지 ‘네이처 2008)

이 유전자의 변이는 서양인들에게 80% 정도까지 있는 반면 한국인의 경우에는 50% 정도이다. 실제 서양인들에게서는 M자형 남성형 탈모가 더 많은 이유 중 하나로 이 유전자 변이의 인종적 차이도 그 중 하나 일 것이다.

◆ 스트레스성 원형 탈모
두 번째로 탈모의 종류로는 스트레스로 인한 원형 탈모가 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면역 저하 등이 있을 때 정수리 부위부터 염증으로 인해 모발이 가늘어지며 점차 가르마 넓이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스트레스가 주 원인이지만 이런 스트레스에 유독 유전적으로 취약하여 염증을 잘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도 유전적 소인이 50%에나 이른다.

원형 탈모의 대표적인 유전자로 IL2RA, HLA-DQB1 등의 유전자가 있다. 이는 각각 우리 몸의 면역 체계와 관련된 대표적인 유전자로 여기에 변이가 있는 경우 원형 탈모의 위험성이 1.5~2.2 배 정도 증가한다. 또한 모발 굵기를 조절하는 유전자 EDAR는 동아시아인 들에게 흔히 변이가 발견되며 모발뿐만 아니라 손톱, 치아, 피부, 땀샘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 탈모, 유전적 원인 있어도 막을 수 있다
탈모가 생기고 나서 뒤늦게 대처를 하는 것은 너무 늦다. 유전적인 소인이 반드시 탈모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유전적인 위험이 있다면 젊었을 때부터 탈모 예방에 관심을 가지고 맞춤 관리가 필요하다. 가족력이 있고 실제 남성형 탈모의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라면 특히 적극적인 예방적 관리가 필요하다.

탈모의 유전적 소인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탈모 관련 유전자 검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작년 허용된 DTC (Direct to customer)유전자 검사 서비스는 의료기관을 통하지 않고 집에서도 간편히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있다. DTC 유전자 검사에 포함된 탈모관련 유전자는 위에서 언급한 주요 유전자(Chr20p11, IL2RA 등)를 포함하고 있다. 소비자 개개인의 맞춤 탈모 예방 및 관리가 한걸음 더 가까워진 것이다.

스트레스와 면역 이상에 의한 원형 탈모의 경우는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염증 반응으로 인해 모발이 가늘어지지 않도록 염증을 완화시키고 두피 혈류를 증가시키는 두피 마사지가 도움을 줄 수 있다. 다양한 항산화 트리트먼트 등의 개인 관리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환경적인 요인 중 하나인 음식이 중요하다. 충분한 양의 단백질 섭취, 콩류의 섭취와 함께 비타민 C 등의 항산화제, 칼슘, 아연, 셀레니움 등의 미네랄 등의 섭취는 탈모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탈모는 유전적인 경향은 있으나 결정이 된 운명은 아니다. 미리 예측하고 한발 더 나아가 그에 맞는 맞춤형 관리로 예방하는 것이 유전자 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똑똑한 소비자가 아닐까.

테라젠이텍스 바이오 연구소 본부장, 미즈메디병원 가정의학 전문의 김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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