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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마동석 "일 중독이라 다치고 찢어져도 계속 연기"
입력 2017-10-10 07:02 
마동석은 "악역을 맡은 윤계상이 200%를 소화했다"고 칭찬했다. 제공 | 메가박스 플러스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3일 개봉하는 영화 범죄도시는 배우 마동석이 기획부터 참여한 작품이다. 4년이 걸렸다. 마동석이 친분이 있는 강윤성 감독에게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 발이 넓은 마동석은 주변의 많은 지인 형사들로부터 보고 듣고 배운 걸 활용해 보기로 했다.
2004년 중국 하얼빈에서 넘어와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신흥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괴물 형사들의 조폭 소탕 작전을 그린 소재부터 캐릭터 설정, 형사들의 싸움 기술 등등이 녹았다. 액션에 일가견 있는 마동석은 액션신에서 맞춰진 합보다 과해지면 절제시키는 등 역할을 톡톡히 했다.
마동석은 본인이 가한 노력보다 감독의 공을 추어올렸다.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화한 감독이 제일 힘들었을 것"이라며 "나는 감독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감독이 몇십 번을 고쳐가며 시나리오를 썼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액션을 통쾌하게 만들었어도 드라마 구성이 빈약하면 영화가 이상해진다. 그런 점에서 또 중요한 게 장첸 역할이었는데 윤계상이 200%를 잘해줬다"고 상대배우를 칭찬했다.
마동석은 "윤계상이 이런 악역을 해본 적은 없지만 배우로서 믿는다"며 "예전 비스티 보이즈 때 얼마나 열정적이고 몰입했는지를 안다. 힘 있는 연기를 하고 스펙트럼도 넓다. 낯을 많이 가려서 그렇지 일을 잘해 굉장히 멋지다"고 말했다.
범죄도시는 시사회를 통해 좋은 평가를 듣고 있다. 마동석은 기획에 참여하면서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 스크린에 잘 구현됐고, 또 관객이 알아주는 것 같아 행복하다.
"왜 그러는지 모르지만 무턱대고 나쁜놈이 있잖아요. 악역을 너무 설명적으로 가지 말고 유추할 수 있을 정도로만 설정하고 유쾌 상쾌 통쾌한 영화로 가자는 의도가 있었는데 그 흐름대로 간 것 같아요."
또 하나는 형사를 그린 방식이다. "주변에 아는 형사들이 많은데 매번 영화에서 사건이 끝나면 사이렌 틀고 오고, 비리 저질러 나쁜놈 도와주는 설정을 아쉬워하더라고요. 사건 현장에 먼저 달려와서 고생하는 부분이 많은데 그런 부분이 없대요. 100명 넘는 형사들이 와서 봤는데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저한테는 보람이네요. 또 배우들도, 관객들도 반응이 좋아서 놀랐어요. 종영 무대인사 가면 환호해주시더라고요."
마동석은 "마블리, 마요미 별칭이 감사하지만 아직도 어색하다"고 말했다. 제공| 메가박스 플러스엠
마동석은 그간 10여 년을 쉼 없이 달렸다. 보디빌더와 헬스트레이너로 일했을 때부터 근육을 쓰고 몸을 소비했다. 액션신을 찍다 다쳐서 수술도 여러 번 했다. 사실 장애 등급 판정을 받기도 했다.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어깨와 무릎 속은 곪을 대로 곪았다. 범죄도시에서도 초반 골목길을 뛰어다니는 장면에서 부상당했다. 아픈 무릎과 종아리에 무리가 갔다.
"액션은 하면 하는데 뛰는 게 잘 안 돼요. 초반에 뛰는 장면에서 종아리가 찢어져서 현장에서 다들 큰일 났다고 했죠. 그래도 목숨 걸고 찍었어요. 이 영화가 잘 나왔으면 했거든요. 물론 저뿐 아니라 모든 배우가 다 그런 마음이었죠.(웃음) 사실 액션신을 찍으면 거의 다 다친다고 보면 돼요. 정도가 약할 뿐이지 조금씩 찢어지고 피가 나요."
무리하게 몸을 혹사하는 것보다 잠시 쉬면서 재활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마동석은 다친 곳을 또 다쳐 몸이 만신창이다.
"사실 일 중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예전에 집이 많이 어려웠기에 빚 갚느라 더 많이 일한 것도 있었죠. 예전부터 약속해 놓은 일들이 어느 순간 투자를 받고 진행되면서 이렇게 됐어요. 못한다고 할 수 없어서 힘을 내서 하게 되고, 또 일 중독이라서 계속하게 되더라고요. 근 10년간 제일 오래 쉬어본 건 2달이네요. 벌써 골병은 들어있어요. 저는 재활과 운동을 몇 년 계속해야 한대요. 몸이 안 아픈 날은 굉장히 힘이 세지는데 어떤 날은 힘이 안 들어갈 때도 있죠. 하하하. "
마블리라는 애칭에 대해서도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는 "감사하긴 한데 아직도 어색하다"고 웃었다. "딸 같고 조카 같은 중고등학생 여자애들이 건너편에서 마요미 마블리 하는데 제가 어~라며 손 흔들어주면 스스로 인정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또 인사를 안 하면 이상하게 생각하니깐 예예하며 지나가요. 그건 기분 나빠서가 아니라 어찌할지 몰라서 그러는 거예요. 즐기기에는 부끄럽기도 하잖아요. 이런 캐릭터로 사랑받을 줄 몰랐죠. 배우로서 특출난 게 없었는데 뭐라도 하나 생겨 다행이라고 생각해요.(웃음)"
마동석은 "배우들은 시리즈물 욕심이 있는 것 같다. 말로만 떠들면 안 되지만 범죄도시가 잘 돼 시리즈로 가고 싶다. 2편 스토리는 이미 준비해놨다"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은근한 바람을 감추지 않았다.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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