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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방송진단] ‘건반 위의 하이에나’ 슬리피, ‘슬좀비’ 타이틀 아깝지 않았다
입력 2017-10-09 16:15 
건반 위의 하이에나 슬리피 사진=TS엔터테인먼트
[MBN스타 백융희 기자] 가수 슬리피가 ‘진짜 사나이에서 보여줬던 의지의 ‘악은 진짜였다.

슬리피는 9일 정오 KBS2 추석 파일럿 예능 ‘건반 위의 하이에나를 통해 ‘잘(I'm Fine)을 발매했다. 음원은 오후 2시 30분 기준 벅스 실시간 차트 9위, 지니 실시간 차트 11를 기록했으며 주요 음원 사이트 순위권 차트에 진입했다.

‘건반 위의 하이에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들의 살벌하고 리얼한 음원차트 생존기를 그린 음악 예능 프로그램이다. 가수 윤종신, 정재형, 그레이, 펜타곤 후이가 출연한 가운데 슬리피는 그레이의 요청으로 로꼬, 후디와 함께 신곡을 발매하게 됐다.

그레이가 슬리피에게 컬래버레이션 요청을 한 데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최근 슬리피는 래퍼 그레이에게 콜라보 구애를 펼쳐왔다. 그레이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예능 이미지와 음악적 슬럼프를 벗어나기 위한 역할이 되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그레이는 래퍼인 동시에 대중에게 인정받은 프로듀서로 ‘하기나 해, ‘시차 등 감각적이고 세련된 비트를 가진 곡으로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그리고 슬리피는 현직 래퍼인 동시에 데뷔 10년 차 래퍼다. Mnet ‘쇼미더머니6(이하 ‘쇼미6)에 출연한 것 역시 가수로서의 길을 더 걷기 위해서였다. 장기간 활동한 데 따르는 음악적 퇴보와 예능 이미지 사이에서 고민이 있었던 것.
잘(I"m fine) 발매 슬리피 사진=MBN스타 DB

그는 ‘쇼미6 종영 후 MBN스타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그레이와 로꼬 등의 친구들이 보여주는 음악을 해보고 싶다. 주변에서 많은 조언을 해줬지만 나는 듣기 편한 노래, 멜로디컬한 노래를 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낸 바 있다.

이후 슬리피는 방송을 통해 지속해서 그레이에게 작업 요청을 했고, 그 바람은 ‘잘(Im fine) 음원을 통해 이루어졌다. 일부는 슬리피에게 음악적인 진정성에 대한 의심을 할 수 있지만, 슬리피의 모습은 결코 굴욕적이고 가볍지 않았다. ‘건반 위의 하이에나에서 슬리피는 프로듀서 그레이와 함께 작업해나가는 과정 중 자신이 원하는 확고한 음악, 가사 스타일을 요구하며 ‘잘(Im fine)을 완성해나갔다. 그레이와 로꼬 역시 슬리피의 의견을 수용하되 객관적인 시각으로 가수 슬리피를 바라보며 새로운 랩 스타일을 제안했다.

슬리피는 소위 요즘 스타일의 힘을 뺀 랩을 소화하며 대중들에게 또 다른 신선함을 안겼고 자신의 현재 상황을 전한 진심 어린 가사로 또 한 번의 감동을 전했다.

지난해 종영한 ‘진짜 사나이2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슬리피다. 과거 언터쳐블의 래퍼로 활동해온 슬리피는 방송을 통해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끝까지 도전하는 모습으로 시청자에게 감동을 안겼다. 화려해보이기만 했던 래퍼의 이미지를 단숨에 바꿔버린 계기였다. 이후 ‘우리 결혼했어요, ‘세모방, ‘섹션TV 연예통신을 통해 예능인으로서도 활동했다. 하지만 뮤지션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음악과 자신이 가수로서 가야할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그가 최근 대중들에게 선보인 진정성 있는 모습은 그가 지나온 10년의 활동이 그냥 이루어진 것은 아님을 보여줬다. 특히 장기간 활동한 자부심보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받아들이는 모습은 추후 그의 행보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백융희 기자 byh@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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