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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포커스] 레일리 어깨에 달린 풍전등화 롯데의 운명
입력 2017-10-09 06:02 
텍사스 상남자 브룩스 레일리가 풍전등화에 놓인 롯데를 구해낼 수 있을까.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안준철 기자] 에이스의 어깨에 팀의 운명이 걸려있다. 롯데 자이언츠 좌완 브룩스 레일리(29)의 얘기다.
롯데는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NC다이노스와의 2017 KBO리그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레일리를 선발로 예고했다. 올 시즌 레일리는 롯데 선발진 중 가장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13승7패 평균자책점 3.80. 전반기 미운오리새끼였던 레일리는 후반기 들어 백조로 바뀌었다. 그는 전반기 막바지부터 시작해 선발 10연승을 거두며, 후반기 반등에 성공한 롯데의 행보와 같은 궤적을 보였다. 중요한 경기에서도 레일리는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정규시즌 3위가 걸려있던 지난 3일 LG트윈스와의 최종전에도 선발로 등판해 승리는 챙기지 못했지만, 6⅔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5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한 롯데는 8일 열린 1차전에서 가을야구 낯가림을 제대로 보여줬다. 타선은 흐름을 조각조각 끊어먹었고, 안방마님 강민호는 연장 11회초 만루에서 투수가 던진 공을 잡지 못하는 집중력이 떨어진 장면을 연출했다. 이날 롯데에서 제몫을 해준 이들은 박진형-조정훈-손승락 등 필승조 뿐이다. 1-2였던 8회말 2사 후 대타로 나서 동점 솔로홈런을 터트린 박헌도 정도가 제 몫을 해줬다. 조쉬 린드블럼도 6이닝 2실점으로 제 역할을 다해줬다.
1차전을 아쉽게 내준 롯데는 전체 시리즈에서도 궁지에 몰리게 됐다. 역대 준플레이오프만 봐도 1차전을 승리한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이 높다. 지난해까지 26차례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승리한 팀이 22번이나 플레이오프로 올라갔다. 분위기만 봐도 롯데가 연장 10회까지 팽팽했던 흐름을 11회초에 무기력하게 내줬기 때문에 나쁘면 나빴지 좋다고 할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레일리가 나선다. NC하고의 상대전적만 놓고 보면 레일리는 열세였다. 일리는 올 시즌 NC를 상대로 5경기 선발 등판해 1승3패를 기록했다. 28이닝을 투구했고 평균자책점은 4.82다. 삼진 22개를 잡았고 35안타(4홈런) 8볼넷 15실점을 허용했다. 개막전이던 3월31일 마산 NC전서는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를 하고도 패전투수가 됐고, 6월7일 마산 NC전에서는 3⅓이닝 동안 홈런 2개를 내주며 6실점했다. 이날 투구 이후 레일리는 2군에 다녀오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기 막판 달라진 레일리는 NC상대로도 반등투를 선보인 적이 있다. 지난 6월30일 사직 NC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것. 당시 롯데는 레일리를 NC전에 넣지 않기 위해 4일 휴식 후 6월29일 사직 LG전 선발로 예고했지만, 29일 경기가 우천 순연되면서 레일리가 NC전에 나선 것이었다. 오히려 이 때의 결과가 좋았고, 레일리도 6월24일 잠실 두산베어스전부터 시작된 연승행진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롯데는 2차전까지 내주게 되면 자칫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허무하게 패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올 시즌 에이스로서 롯데의 진격을 이끌었던 레일리다. 천적 NC와의 정면 승부에서 다시 팀을 구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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