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마약 전쟁' 아닌 '피의 전쟁'…반 두테르테 기류 확산
입력 2017-10-08 19:30 
【 앵커멘트 】
1년 넘게 일명 '마약과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필리핀에선 초법적인 단속 때문에 반대 시위가 확산하고 있지만 필리핀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마약 연루자로 의심되는 이웃을 익명으로 신고하라고 신고함까지 만들고 있습니다.
박유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시위대가 거리를 가득 메웠습니다.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이 그려진 상자가 불태워지고, 살인을 멈추라는 현수막이 곳곳에 펼쳐집니다.

두테르테의 초법적인 마약 소탕 작전에 성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온 겁니다.

두테르테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건 지난해 7월.

▶ 인터뷰 : 두테르테 / 필리핀 대통령
- "(마약 용의자가) 폭력적으로 저항해서 (경찰이) 생명에 위협을 느끼면 총으로 쏘세요. 쏴서 죽여버려요. 이보다 깔끔한 게 있습니까?"

사법 절차를 무시하고 마약사범을 즉각 처형하라는 지시가 내려지면서 지난해 하반기에만 6천 명 넘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특히 두달 전 17살 고등학생이 누명을 쓰고 무방비 상태에서 사살된 사건 CCTV가 공개되자 시민의 분노는 극에 달했습니다.

▶ 인터뷰 : 사살된 피해자 유가족
- "아무런 잘못 없는 사람들한테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아들처럼요."

하지만, 두테르테는 물러설 뜻이 전혀 없어 보입니다.

▶ 인터뷰 : 두테르테 / 필리핀 대통령 (지난 8월) - "인권이라니, 개XX. 그 곳(마약 단속)에 인권은 없습니다."

더욱이 필리핀 정부가 마약 판매상이나 투약자로 의심되면 익명으로 신고하라며 마약용의자 신고함까지 설치하면서 '묻지마 살인'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MBN 뉴스 박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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