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文 대통령, 추석이후 국정운영 `재조산하-징비정신`
입력 2017-10-08 14:42 

"재조산하와 징비의 정신을 되새깁니다. 2017.10.6 문재인"
문재인 대통령이 추석 연휴 기간 중인 지난 6일 안동 하회마을에 찾아가 방명록에 강도높은 개혁과 선제적 위기대응 의지를 되새기는 글을 남겼다. 재조산하(再造山河)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서애 류성용에게 적어준 글귀인데, '나라를 다시 만들다'는 뜻을 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기간 2017년 사자성어로 재조산하를 꺼내들었고 이번에 재차 강조하면서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또한 문 대통령은 '잘못과 비리를 경계하며 삼간다'는 징비(懲毖)를 시대정신으로 함께 언급했다. 류성용은 국난에 대비해야 하는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임진왜란 상황을 징비록에 기록했다. 이는 '한반도에 다시는 전쟁참사가 없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확고한 외교안보정책과 맞닿아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5개월만에 처음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하면서 이처럼 국정운영방향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남겼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으로 한반도 안보상황이 엄중한 가운데 중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 경제 보복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재개 등 외교적 어려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한 진보·중도·보수를 아우르는 국민 통합 리더십을 바탕으로 국회 협치에 나서겠다는 정치적 의미도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아내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안동 하회마을에서 서애 류성용 선생의 종손인 류창해씨의 안내로 마을 곳곳을 둘러봤다. 서애의 유물을 전시 보존하고 있는 영모각, 서애의 종택인 충효당, 서애의 형인 겸암 류운룡의 대종택인 양진당 등을 관람했다. 현직 대통령이 하회마을을 방문한 것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이다.
문 대통령은 관중들과 어울려 국가무형문화재 69호인 하회별신굿탈놀이를 관람하다가 무대 한가운데로 나아가 어깨춤을 같이 추기도 했다. 이어 부용대에 올라 하회마을을 한눈에 조망하면서 안동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경했다.
추석 기간 내내 문 대통령과 함께 국민과 소통하면서 내조했던 김정숙 여사는 안동을 오가는 서울과 예천 공항에서 명절에도 고생하는 공군기지 장병들을 격려하려고 500인분 떡을 돌리기도 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안동방문에 대해 "서애 류성룡 선생이 징비정신을 남기셨는데, 불과 몇십 년 만에 병자호란을 겪고 결국은 일제식민지가 되기도 했다"며 "6·25전쟁도 겪고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데 우리가 얼마나 진짜 징비하고 있는지 새겨봤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청와대는 기존의 문서위주의 업무시스템을 전자업무시스템으로 되돌리는 작업을 연말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참여정부 전자업무시스템인 이지원의 보급형 버전으로서 정부에서 현재 쓰고있는 '온나라' 시스템을 청와대에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는 당초 포스코출신 인사를 주축으로 해서 이지원 시스템을 완전 업그레이드하려고 준비했으나 시간과 비용문제를 고려해 기존 정부시스템을 들여오는 쪽으로 결론낸 것으로 알려졌다.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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