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먹튀 도박사이트 가려준다면서 도박 조장하는 검증 사이트
입력 2017-10-08 08:40  | 수정 2017-10-08 10:07
【 앵커멘트 】
불법 온라인 도박 시장이 커지면서, 이용자들의 판돈을 '먹튀' 하는 범죄도 늘어가고 있죠.
이러다 보니 먹튀 사이트를 검증해주는 사이트들도 등장했는데, 정말 믿을 만할까요.
신재우 기자가 보도입니다.


【 기자 】
경찰이 급습한 사무실 안, 여러 대의 컴퓨터에 불법 도박 사이트가 켜져 있습니다.

불법 온라인 도박을 대리로 해준다며 2,400여 명에게 16억 원을 받고 '먹튀' 한 일당입니다.

▶ 스탠딩 : 신재우 / 기자
- "이런 불법 온라인 도박 시장 규모가 4년 새 20조 원 넘게 늘면서, 유저들이 안전하게 돈을 걸 수 있는 업체를 검증해준다는 사이트가 우후죽순 생겼습니다."

먹튀 의심 사이트 주소를 여러 검증 사이트에 들어가 입력해 봤습니다.

어떤 사이트에선 먹튀로 확인되지만, 또 다른 곳에선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검색프로그램이 있는 게 아니고 아예 그 자체가 사기예요. 자기들 사이트로 유도하기 위해서…."

사이트 한쪽엔 자신들이 직접 인증했다는 인증업체들의 목록까지 있습니다.

일정 조건을 충족해 안전을 보장한다며 이용자들을 현혹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확인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이윤호 /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부 교수
- "인증받았다고 하면 (이용자들이) 아무런 의심 없이 불법사이트가 아니라고 지레 과신하고 그래서 더 큰 손해를…."

검증 사이트 내에서 실제 도박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단속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불법 도박을 조장하는 사이비 검증사이트에 대한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신재우입니다.

영상취재 : 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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