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581억 '졸음방지' 의무 장치 30%는 자고 있는 중
입력 2017-10-05 19:30  | 수정 2017-10-05 20:41
【 앵커멘트 】
화물차나 버스의 졸음운전이 대형사고가 이어지자 정부에서 581억원을 들여서 디지털 운행기록계라는 졸음방지 의무장치를 달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졸지말라고 달았던 장치의 30%가 오히려 무용지물, 그야말로 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수형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 기자 】
달려가던 화물차가 비틀거리더니 앞차를 들이받습니다.

지난해 7월 영동고속도로에선 관광버스가 대형사고로 내면서 4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쳤습니다.

모두 졸음운전 사고.

이처럼 과도한 운행에 따른 졸음운전을 막기 위해 화물차를 비롯해 버스와 택시에 디지털 운행기록계 장착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2013년 말부터 정부의 보조금 지원 속에 모든 차량에 기록계를 달았지만 4년이 흐르자 문제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당시 49개 회사가 만든 84개 제품이 인증을 통과했는데, 이 가운데 3분 1이 현재 문을 닫은 겁니다.

▶ 인터뷰 : 화물차 운전기사
- "고장이 난 것을 수리를 하려고 해도 그 회사 자체가 부도가 나서 아예 고쳐지지도 않아…."

게다가 운전자가 제품 이상 여부를 알기 어렵다보니 고장난 기기를 달고 다니는 경우도 상당수에 달합니다.

▶ 스탠딩 : 김수형 / 기자
- "시동을 켜면 이처럼 전원이 켜져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것 같이 보이지만 점검 결과 운행 기록은 저장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기록계 의무 장착에 지원된 정부 예산은 581억 원.업체에 대한 사후 관리가 부실하다보니 국민 혈세만 낭비되고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윤관석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앞으로는 기술력만이 아니라 지속적인 영업 능력과 또 A/S를 해줄 수 있는 능력 이 부분도 함께 평가 인증 기준에 포함해야만 합니다."

여기에 차로이탈 경고장치와 비상 자동제동장치의 의무장착도 추진되고 있어 디지털운행기록계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김수형입니다.

영상편집: 양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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