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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시즌 리뷰] 세인트루이스, 좀비가 되다 말은 홍관조
입력 2017-10-04 05:55 
세인트루이스는 포스트시즌 경쟁에서 탈락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가을만 되면 끈끈한 경기력을 보여줘 '가을 좀비'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올해도 가을에 좀비가 되는 듯 했지만, 좀비가 되다 말았다(날짜는 한국시간 기준).

시즌 요약
성적: 83승 79패(NL 중부 3위, 포스트시즌 탈락)
최다 연승: 8연승(8월 6일~13일)
최다 연패: 7연패(6월 3일~9일)
최다 실점: 15실점(6월 18일)
최다 득점: 14득점(5월 8일)
무득점 패: 6회
무실점 승: 12회
끝내기 승리: 4회
끝내기 패배: 7회

총평
"우리가 계획하고 생각했던 대로 진행되지 않은 시즌이었다"는 존 모젤리악 사장의 말처럼 카디널스의 2017시즌은 생각대로 풀리지 않은 한해였다. 알렉스 레예스가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팔꿈치 인대 부상으로 이탈했고, 지난해 불펜에서 많은 활약을 해줬던 오승환, 케빈 지그리스트가 부진했다. 트레버 로젠탈은 예전 모습을 되찾는 것 같더니 시즌 막판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다.
카를로스 마르티네스, 랜스 린, 마이클 와카가 나란히 30경기 이상 등판하며 로테이션을 지켰지만, 아담 웨인라이트의 기복 있는 모습이 아쉬웠다. 마이크 리크는 전반기(6승 7패 평균자책점 3.12)와 후반기(4승 6패 5.07)가 완전히 달랐고, 결국 팀을 떠났다.
무엇보다 아쉬웠던 것은 장기 계약으로 영입한 FA 선수들이 자기 몫을 못해줬다는 것이다. 팀의 취약 포지션이었던 중견수를 보완해줄 것으로 믿었던 덱스터 파울러(5년 8250만 달러)는 -18의 DRS(Defensive Runs Saved)를 기록하며 믿는 발등에 도끼를 찍었다. 컵스에서 DRS 1을 기록했던 지난 시즌이 유별난 것이었을지도.
4년 3050만 달러에 계약한 브렛 시슬은 어땠는가. 본격적으로 불펜으로 전환한 이후 가장 많은 67 1/3이닝을 던졌지만 3.88의 평균자책점에 16볼넷 66탈삼진을 기록하며 필승조답지 못한 성적을 남겼다.
이런 상황에서도 시즌 막판까지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방향 전환을 빠르게 했기 때문이다. 일명 '55번 고속도로 통로(세인트루이스와 트리플A 연고지 멤피스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번호에서 따온 명칭)'를 통해 열심히 새로운 선수들을 수혈했다. 루크 위버, 존 브레비아, 라이언 쉐리프, 루크 보이트, 폴 데용, 해리슨 베이더, 토미 팸 등 트리플A 개막 로스터에 포함됐던 7명의 선수들이 이후 빅리그에 합류해 팀에 새바람을 불어넣었다.
토미 팸은 5월 팀에 합류한 이후 팀 공격을 이끌었다. 사진=ⓒAFPBBNews = News1

MVP: 토미 팸
5월 6일 빅리그에 콜업됐고, 세인트루이스는 그가 뛴 경기에서 66승 62패(선발 출전은 62승 54패)를 기록했다. 128경기에서 타율 0.306 출루율 0.411 장타율 0.520 23홈런 73타점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시즌 첫 달을 놓쳤음에도 팀에서 제일 높은 6.1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을 기록한 것만 봐도 이 선수가 얼마나 대단한 활약을 했는지를 알 수 있다.
오승환을 비롯한 필승조의 집단 부진은 아쉬웠다. 사진=ⓒAFPBBNews = News1

올해의 반전: 오승환, 시슬, 지그리스트, 그리고 로젠탈
이번 시즌 세인트루이스의 8회 이후 팀 평균자책점은 4.27. 내셔널리그에서 다섯번째로 나쁜 기록이었다. 피안타율은 0.259로 뒤에서 두번째로 높았고(샌프란시스코와 동률) 피홈런은 내셔널리그에서 공동 6위 수준인 44개를 허용했다. 누구 한 명을 콕집어 비난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펜 투수들이 집단으로 부진했다.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한 오승환은 4개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고, 결국 시즌 도중 마무리에서 강등됐다. 지그리스트는 시즌 도중 방출됐고, 시슬도 블론세이브만 6개를 기록하며 자기 역할을 못했다. 시즌 중반 잠시 마무리 역할을 되찾았던 로젠탈은 부상으로 드러누웠다.
폴 데용은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주전 유격수로 자리잡았다. 사진=ⓒAFPBBNews = News1

올해의 발견: 폴 데용
2015년 드래프트 4라운드 지명 선수인 폴 데용은 이번 시즌 빅리그에 데뷔, 108경기에서 타율 0.285 출루율 0.325 장타율 0.532를 기록하며 빅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443타석을 소화하며 25개의 홈런과 26개의 2루타를 기록, 장타력을 인정받았다. 알레드미스 디아즈가 2년차 슬럼프를 경험하며 비틀거리는 사이 주전 유격수 자리를 차지했다.
후안 니카시오는 조금 더 일찍 팀에 왔어야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올해의 영입: 후안 니카시오
세인트루이스가 이번 시즌 가장 잘못한 일은 선수 영입 타이밍을 놓쳤다는 것. 트레이드 시장의 문이 닫히기 전에 적어도 최소한 한 명의 불펜 투수는 영입했어야 했다. 이를 뒤늦게 깨닫고 9월에나 영입한 후안 니카시오는 이적 후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4(11이닝 2자책) 2볼넷 11탈삼진의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세인트루이스의 '희망 고문'을 도왔다. 그가 포스트시즌에 뛸 수 없음을 알고 있음에도 영입할 정도로 세인트루이스의 불펜 상황은 좋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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