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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은퇴식 “23년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입력 2017-10-03 21:17 
이승엽 은퇴식이 3일 KBO리그 대구 넥센-삼성전이 끝난 뒤 성대하게 치러졌다. 사진(대구)=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국민타자 이승엽(41·삼성)이 전설 속으로 떠나는 마지막 발걸음. 야구계 은사 및 선후배, 그리고 야구팬은 뜨거운 박수로 배웅했다.
3일 KBO리그 대구 넥센-삼성전. 이승엽의 은퇴경기는 이승엽의 개인 28번째 연타석 홈런 및 통산 466·467호에 힘입어 삼성의 10-9 승리로 끝났다. 2010년 9월 19일 양준혁의 은퇴경기(SK전 0-3)에서는 졌으나 7년 뒤에는 달랐다.
선수 이승엽의 마지막 경기는 막을 내렸다. 그러나 다시 막이 올랐다. 이제는 야구팬이 이승엽을 보내줄 시간이었다. 삼성은 경기 종료 후 장내 정리를 포함해 약 1시간 동안 은퇴식을 거행했다. 긴 시간일 수 있으나 영원한 홈런왕과 작별을 나누기에는 결코 긴 시간이 아니었다.
아주 특별한 은퇴식이기에 성대하게 치러졌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전체가 암전된 뒤 3번타자 이승엽”이라는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를 시작으로 2만4000명이 관중은 하나되어 이승엽의 응원구호를 외쳤다. 그리고 이승엽이 그라운드 위 단상에 올랐다.
가슴 찡한 순간에도 눈물을 참았다던 이승엽은 마지막 순간만큼은 북받치는 감정을 다스릴 수 없었다. 빨개진 그의 눈에는 눈물샘이 가득했다. 뺨에 눈물이 흘렀다.
감사패, 이승엽 재단 출연금(1억원), 구단 선물, 선수협 기념패, 선수단 선물이 이승엽에게 전달됐다. 은사였던 서석진 감독, 우용득 감독도 이승엽을 격려했다.
이 중 관심을 모은 것은 삼성이 준비한 선물. 이승엽은 8월 이후 은퇴투어를 하면서 9개 구단의 선물을 받았다. 삼성은 가장 마지막에 전달했다.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졌던 그 선물은 이승엽의 베스트5 홈런을 기념하는 순금 액자였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의 외야에는 이승엽의 은퇴를 기념하는 그래피티가 공개됐다. 뒤이어 이승엽의 등번호 36번이 영구결번됐다. 이만수(22번), 양준혁(10번)에 이어 역대 3번째다.
가족에 대한 준비된 특별영상이 나온 뒤 이승엽은 가족과도 뜻 깊은 시간도 가졌다. 아버지 이춘광 씨와 아내 이송정 씨, 아들 이은혁 군, 이은준 군이 자리해 은퇴하는 아들, 남편, 아빠를 응원했다.
이승엽은 즉흥적으로 준비한 고별사에서 삼성의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이뤘다. 팀 우승도 했으며, 이렇게 은퇴식까지 갖게 됐다. 너무 영광스럽다. 23년간 뛰면서 기쁜 날, 슬픈 날, 행복한 날이 많았다. 이제는 다 잊어버리고 싶다. 정말 감사드린다. 지금 이 함성소리를 기억하겠다. 잊지 않겠다. 그리고 언젠가 여러분께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열심히 살겠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고별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승엽은 헬멧, 배트에 이어 유니폼을 반납했다. 1루부터 그라운드를 돌며 팬과 하이파이브를 한 이승엽은 3루에 멈춰 선수단과 이별의식을 가졌다. 후배들은 23년간 정상을 지켰던 슈퍼스타의 새로운 삶을 축복하는 헹가래를 진행했다.
불꽃놀이와 함께 팬 헌정 뮤직비디오가 전광판을 통해 상영되면서 이승엽의 은퇴식이 종료됐다. 맨 마지막으로 이승엽의 응원가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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