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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했던 2017년, KBO리그 빛낸 스타들
입력 2017-10-03 17:57  | 수정 2017-10-03 17:58
양현종이 22년 만에 국내 투수 선발 20승을 달성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2017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막을 내렸다. 마지막 날까지 순위 경쟁을 펼치는 등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시즌이었다. 또 순위싸움과는 별개로 수십 년간 깨지지 않던 대기록과 리그를 빛낸 스타들도 여럿 탄생했다.
◆ 양현종 | 22년 만에 국내 투수 선발 20승
‘토종에이스 양현종(29·KIA)은 지난 2일 수원 kt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6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시즌 20승 고지에 올랐다. 국내 투수 중 선발 20승은 22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었다. 종전기록은 1995년 이상훈(LG)이 기록했다. 1999년 정민태(현대) 역시 20승 올렸지만 구원승이 포함돼 있다.
외국인 투수에게도 선발 20승은 쉽지 않은 기록이다. 2010년 이후 선발 20승을 기록한 투수는 2014년 앤디 밴 헤켄(넥센)이 20승, 2016년 더스틴 니퍼트(두산)가 22승을 기록한 게 전부다. 양현종이 22년 만에 대기록을 경신하며 리그 최고 좌완 선발 투수임을 증명했다.
양현종은 시즌 31경기 등판해 20승6패 평균자책점 3.44 193⅓이닝 209피안타 45볼넷 158탈삼진 88실점(74자책)으로 이번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 이정후 | 신인 최다안타-최다 득점 기록-전 경기 출장
고졸 신인 이정후(19·넥센)는 새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시즌 시작 전부터 ‘이종범의 아들로 화제를 모았던 그는 어느 새 2017년 최고의 신인으로 발돋움했다.
시즌 시범경기부터 타율 0.455(33타수 15안타)를 기록하며 이름을 알린 이정후는 시즌 내내 활약하며 이름을 알렸고, 고졸 신인 선수로서 여러 대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9월 5일 kt전에 선발 출전해 시즌 158번째 안타를 때리며 1994년 서용빈(LG)이 세웠던 한 시즌 신인 최다안타 기록을 23년 만에 갈아치웠다. 이어 21일 kt전에서 110번째 득점을 기록하며 1994년 유지현(LG)이 달성했던 신인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 역시 경신했다. 또한 3일 대구 삼성전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하며 고졸 신인 최초로 전 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다.
고졸 신인 이정후가 신인 최다 안타, 득점, 전 경기 출장을 달성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사진=김재현 기자
신인왕 0순위로 꼽히고 있는 이정후. 만약 올해 이정후가 신인상을 수상한다면 2007년 임태훈(두산) 이후 10년 만에 나오는 고졸 순수 신인왕이다.
◆ 최정 | 3루수 역대-팀 최다 홈런
최정(30·SK) 역시 거포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지난 2016년 40홈런 고지를 밟은 그는 1년 만에 46홈런을 기록했다.
최정은 지난 9월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마이클 보우덴을 상대로 시즌 46번째 홈런을 쏘아 올리며 역대 KBO 3루수 및 팀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2002년 호세 페르난데스(SK)가 기록한 45홈런이다.
최정이 3루수 역대 최다 홈런, 팀 최다 홈런을 기록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50홈런까지 돌파하진 못했지만 일찌감치 시즌 홈런왕을 예약했다. 최정은 홈런 부문에서 윌린 로사리오와 7홈런 차이다. 장타율(0.685)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최정의 맹활약과 더불어 이번 시즌 ‘홈런부대로 명성을 떨친 SK는 지난 9월 7일 마산 NC전에서 시즌 팀 최다 홈런(214개)을 경신하기도 했다.
◆ 이대호 | 돌아온 ‘빅보이 가을야구를 이끌다
롯데가 5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하게 됐다. 전반기가 끝날 때까지만 하더라도 7위에 머물던 롯데는 후반기 돌풍을 일으켰고 시즌 80승 62패 2무로 4연승을 달리며 3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180도 다른 모습으로 후반기를 질주한 롯데, 그 중심에는 이대호(35)가 있다.
6년 만에 롯데로 돌아온 "빅보이" 이대호가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사진=김영구 기자
이대호는 2일 현재 타율 0.323 536타수 173안타 34홈런 111타점을 기록했다. 월등한 기록은 아니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팀의 버팀목이 됐다. 특히 이대호는 후반기 동안 팀 내 최다 홈런(17개), 최다 타점(48점)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이대호는 6년 만에 롯데에 돌아왔다. 계약금은 4억 150억 원에 달했다. 그만큼 롯데는 이대호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시즌 도중 주춤하긴 했으나 결과적으로 이대호는 롯데를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롯데가 좋은 성적을 거두자 팬 역시 이에 응답했다. 롯데는 지난 9월 26이 사직 한화전에서 5년 만에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 박건우 | 두산 최초 20-20클럽 가입
박건우(27·두산)는 두산 최초로 20-20클럽에 가입하는 등 활약을 펼쳤다. 그는 지난 1일 대전 한화전에서 시즌 20번째 홈런을 기록하며 20-20클럽에 가입했다.
시즌 초 주춤했던 박건우다. 그는 4월까지 타율 0.180로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결국 2군행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5월(타율 0.341)부터 맹타를 휘둘렀다. 7월 이후 월간 타율이 4할대를 육박했다.
박건우가 두산 최초로 20-20클럽에 가입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시즌 타율 부문에서 2위에 올랐다. 또 이번 시즌 때려낸 2루타는 40개로 나성범의 뒤를 이어 2위다. OPS(출루율+장타율) 역시 1.006으로 5위를 차지했다. 시즌 초 언제 주춤했냐는 듯 맹타를 휘두르며 두산이 2위까지 오르는 데 크게 도왔다.
◆ 이승엽 | KBO 최초 은퇴투어, 레전드의 작별
‘라이언 킹 이승엽(41)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3일 대구 넥센전에서 은퇴식을 가졌다. 은퇴식 입장권은 개시 5분 만에 매진되면서 이승엽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이승엽은 KBO 최초로 은퇴투어를 가졌다. 지난 8월 11일 대전 한화전을 시작으로 10월 1일 잠실 LG전에서 마지막 원정 은퇴투어를 치렀다. 순금 10돈 모형 잠자리채, 보문산 소나무로 만든 분재, 프로 데뷔 1호 홈런이 떨어진 관중석 의자 등 갖가지 의미 있는 선물 역시 은퇴투어를 빛냈다.
기록의 사나이, 라이언 킹 이승엽이 KBO최초로 은퇴투어를 진행했다. 사진(대구)=천정환 기자
이승엽은 KBO리그에 대기록을 남겼다. 통산 홈런 1위, 타점 1위, 득점 1위, 2루타 1위 등 굵직한 기록을 세웠다. 또 2003년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56개)을 기록하고 KBO 통산 400홈런을 달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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