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추적] 북미대화 가능할까
입력 2017-10-01 19:31  | 수정 2017-10-01 20:12
【 앵커멘트 】
그동안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전쟁을 방불케 하는 거친 말싸움을 벌였는데요.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과 2~3개의 채널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혀, 과연 대화의 물꼬가 트일 수 있는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정치부 오지예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오 기자, 가장 궁금한 점은 미국이 왜 이 시점에서 북한과 대화 채널이 있다고 공개했을까요. 무언가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다는 뜻일까요

【 기자 】
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한 기간, 그것도 시진핑 주석을 만난 뒤 이런 발언을 내놓았다는 점에 주목해야합니다.

최근 중국이 대북 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서준 것에 대해 "미국은 북한을 압박만 하는 게 아니다, 대화를 할 수도 있다"는 의지를 보여준 건데요.

따라서 북핵 문제 해결에 중국의 협조를 더 끌어내려는 전략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 질문2】
사실 우리나라는 북한과의 대화 채널이 모두 막혀있는데, 미국이 갖고 있다는 북한과의 대화 채널은 어떤 게 있나요.


【 기자 】
가장 잘 알려진 게 뉴욕채널이죠. 아시다시피 뉴욕에 유엔본부가 있기 때문인데, 미국과 북한이 원한다면 유엔의 북한 대표부를 통해 접촉이 가능합니다.

두번째는 북미가 공식 채널은 부담스러워하는 만큼 자주 이용하는 창구인 1.5트랙 민관 대화입니다.

미 국무부, 백악관 전직 관료 그리고 싱크탱크 전문가들과 북한 외무성 담당자들이 참석하는데요.

앞서 지난 5월에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만난 적이 있고 이달 중에도 예정됐는데, 특히 이 자리에는 최선희 국장 뿐 아니라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 북한에 대사관을 둔 중립국 스웨덴을 통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문제 등을 논의하기도 합니다.

【 질문3 】
그런데 대화채널, 아직 이렇다할 효과를 못 내는 것 같은데, 그 이유가 뭘까요.

【 기자 】
일단 미국은 대화 요청을 계속 하지만 북한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외교 정책의 혼선도 한 몫 했다고 평가합니다.

틸러슨 장관은 대화를 해법으로 제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전쟁 불사론, 화염과 분노 등 강경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렇다보니 북한 입장에서는 섣불리 대화에 응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딴말을 하면 낭패를 볼 수 있어 신중하게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 질문4 】
그렇다면 이런 대화 채널이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봐도 될까요.

【 기자 】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미국 대학생 웜비어 사건은 뉴욕 채널이 가동된 경우인데요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박성일 UN 주재 북한 대표부 차석대사의 비공개 만남이 있었고, 송환이란 성과를 이끌어냈습니다.

【 질문5】
다음 달 트럼프 대통령이 한·중·일 등 아시아를 찾고, 이달에는 노르웨이에서 북미 간 비공식 대화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고, 국면 전환에 최적의 여건인데요.

【 기자 】
네 대외적인 계기는 충분하지만, 변수는 역시 북한의 추가 도발 여부입니다.

사실 당장 북미가 대화를 시작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그동안 반미 열풍을 선동하고, 괌 포위사격을 운운하는 등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이 주민들 앞에 해온 말이 있죠.

북한 체제 특성상 뒤로 물러서긴 어렵기 때문입니다.

【 질문6 】
그래선지 추가 도발이 임박했다는 징후도 나오고 있죠.

【 기자 】
네, 최근 ICBM연구소에서 탄도 미사일이 반출된 정황과 SLBM 도발 징후도 잇따라 포착되고 있고요.

우리 정보당국 역시 오는 10일 또는 18일 전후에 추가 도발을 예상하고, 감시 태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이 국제사회의 압박과 제재를 견뎌낼 만한 내구성이 다하거나,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 실전 배치 능력이 목표에 달성하면, 북한이 전격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 앵커멘트 】
결국 협상을 앞두고 북한으로서는 몸값을 최고로 높여야 하니 추가 도발은 불가피 해보이고, 당분간 한반도 긴장 고조는 이어질 것 같군요.

지금까지 정치부 오지예 기자였습니다.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