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무너지고, 잡초만 무성'…자손 발길 끊긴 묘 '수두룩'
입력 2017-10-01 19:30  | 수정 2017-10-01 20:42
【 앵커멘트 】
추석을 맞아 조상 묘에 벌초나 성묘 다녀오신 분들 많으실텐요.
하지만, 자손들의 발길이 끊겨 온통 잡초로 무성하거나 아예 무너져 버려 형체도 알아볼 수 없는 방치된 묘들이 전국적으로 3백만 기에 달한다고 합니다.
김영현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대전의 한 추모공원.

잡초만 무성하게 자란 묘들 사이로 관리비가 미납됐다는 푯말이 군데군데 꽂혀 있습니다.

비석은커녕 아예 봉분마저 무너진 곳도 상당수, 심지어 산짐승이 묘를 파헤쳐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습니다.

아무도찾는 사람이 없어 버려진 '무연고 묘'입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이곳에 있는 묘는 약 6천여 기, 이 가운데, 자손들의 발길이 끓긴 묘는 1천여 기에 달합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살다 가도 이사 가고…. 먹고살기가 바쁘고 하니까 오지 못하는 사람이 많죠."

야산의 공동묘지는 상황이 더욱 심각합니다.

울창한 숲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묘지 일부를 넝쿨이 휘감은 겁니다.

넝쿨을 헤집자 비석이 발견되고, 곳곳에 경계가 없다 보니 무덤 위에 또 다른 무덤이 세워지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지자체 관계자
- "(무연고 묘는) 한 30% 정도…. 적법하게 절차를 안 거치고 거기다 (슬쩍) 묻으시고…."

가족이나 친지들을 찾아 안내문을 보내 밀린 관리비를 독촉해보지만 내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현행법상 3개월 동안 신문에 공고를 낸 뒤에야 무연고 묘를 처리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성건용 / 대전시설관리공단 복지시설본부 차장
- "(자손들과) 법적인 분쟁의 소지가 있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 민사상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전국 곳곳에 있는 묘지는 모두 1천5백만 기, 이 가운데 3백만 기가 '무연고 묘'로 추정됩니다.

정성껏 돌봐야 할 조상들의 묘가 자손들에게 버려진 채 방치되고 있어 씁쓸함을 더합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 yhkim@mbn.co.kr ]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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