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끝까지 호탕했던 이호준, NC에 작별을 고하다
입력 2017-09-30 20:31 
이호준이 30일 열린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은퇴식을 가졌다.
[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한이정 기자] 아직 끝나지 않아 실감이 안 난다.”
NC 다이노스의 베테랑으로서 활약한 ‘호부지 이호준이 3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은퇴 경기를 가졌다. 이호준의 정규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보기 위해 팬들이 마산구장을 가득 채웠고, 4시 14분 1만 1000석의 관중석이 모두 매진됐다.
은퇴 경기를 앞둔 이호준은 한국시리즈 1차전 때 기분이다. 떨리는 건 없는데 기분이 그렇다. 유니폼도 평소보다 20분 일찍 갈아입고 서성였다”고 털어놨다. 얼굴에 웃음은 가득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많은 팬과 50여명의 가족이 찾은 은퇴경기에 팀은 꼭 이겨야 하는 상황이다.
이호준은 가을야구를 확정 지었다면 마음 편하게 했을 텐데 그렇지 않다. 꼭 이겨야 하고 팀에 보탬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고 전했다. 그는 ‘은퇴한다 생각하니 마음 한 구석이 휑했다. 그래서 경기에 잘 집중하지 못했다. 그러나 4위로 떨어지니 정신이 번뜩 들었다. 나는 결정적인 순간 대타로 자주 출전한다. 팀에 보탬이 돼야하기 때문에 특타를 자청했다”고 설명했다.
"울 것 같진 않다"던 이호준은 이내 눈물을 터뜨렸다. 경기 후 만원 관중 앞에서 상영된 특별 영상을 본 이호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날 NC는 떠나는 이호준을 위해 다양한 선물을 준비했다. 우선 김택진 구단주와 이태일 대표가 다이노스 아너스 클럽 자켓과 인증서를 건넸다. 아너스 클럽은 NC에서 은퇴한 선수들의 모임이다. 이어 김경문 감독이 꽃다발을, 선수단이 트로피, 기념 액자를 선물했다.
이호준은 "너무 행복하다. 홈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했고 동생들이 이겨줘서 기쁘다. 27번이라는 번호를 선수들과 팬 모두가 입고 응원하고 경기를 해줘서 잊을 수 없다. 오늘 누구보다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호준은 은퇴 후 지도자 길을 걸을 예정이다. 그는 아직 구단과 상의한 건 없다. 감독님과 얘기도 안 했다”며 코치 연수를 하러 갈 것이다. 미국, 일본, 중국, 대만 어디로 갈지는 정하지 못했다. 1년 정도 있다 최대한 빨리 돌아올 것이다. 외국에 오래 있을 성격은 아니다”고 말했다.
'호부지'로 NC에 기쁨을 선사했던 이호준은 끝까지 호탕한 웃음으로 홈팬들에게 작별인사를 건넸다.
[yijung@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