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러시아 페북 광고, 美 인종·종교 갈등 노려
입력 2017-09-26 15:31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러시아가 페이스북에 게시한 3000여 건의 광고는 미국의 인종·종교갈등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현지시간) 전했다.
이같은 사실은 현재 페이스북이 제출한 광고를 검토 중인 의회 의원과 법무부 관리들이 WP에 소감을 말하면서 알려졌다.
증언에 따르면 러시아는 주로 백인과 가장 갈등이 심한 소수자집단인 흑인과 무슬림을 표적으로 삼고 이들에 대한 공포심을 자극하는 광고를 게재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진영이 당선되기 위해 소수자집단과 갈등을 일으켰던 것과 흡사하다.
구체적 광고 형태로는 흑인 인권운동단체 '블랙라이브스매터(Black Lives Matter)' 등이 정치적 위협이 된다는 메시지를 담은 광고, 무슬림 여성들이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주로 지지한다고 강조하는 광고 등이 있었다.

러시아는 또 인구학적 특성이나 정치적 성향에 따라 광고를 다르게 노출시킬 수 있는 페이스북의 광고기능을 이용해 소수자집단과 직접 갈등 관계에 있는 종교단체 등에 이 광고를 퍼트렸다고 WP는 설명했다.
광고 내용을 접한 관계자들은 일제히 러시아가 특정 목적을 가지고 미국 대선에 개입하려 했다는 데 동의했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마크 워너 의원은 "그들의 목적은 혼란을 일으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WP는 러시아의 광고 전략과 트럼프 대통령 진영이 소셜미디어와 우파 웹사이트를 이용한 방식이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의회와 법무부 관리들은 광고를 집행한 러시아 관계자들과 트럼프 선거캠프가 협업한 흔적이 있는지 조사 중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1일 러시아가 만든 광고 3000여 개를 의회에 제공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저커버그는 당시 "페이스북의 투명성 기준을 더 끌어올리겠다"며 정치적 광고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안정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