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측으로 금품을 받은 대가로 가습기살균제 실험 결과를 유리하게 작성해준 혐의를 받는 유모(62)교수에게 실형이 26일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배임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유모(62)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에게 징역 1년 4개월에 추징금 24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유 교수는 지난 2011년 '회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실험과 연구를 해달라'는 옥시 측의 청탁을 받고 가습기 살균제의 주원료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유해성 실험 보고서를 작성한 혐의로 기소됐다.
유 교수가 작성한 보고서는 피해자들의 폐손상 원인이 가습기살균제가 아닌 곰팡이 때문일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이외에도 그는 옥시에서 1억원 상당의 연구비를 받고 이 중 약6800만원을 빼돌린 혐의(사기)도 받았다. 실제로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김모씨 등을 연구팀에 포함해 인건비를 부풀려 청구하고 돈을 받을 혐의도 드러났다.
1심에서 유 교수는 최종 보고서에 옥시 측 의견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돼 피해 원인 규명에 혼란을 야기시킨 이유로 징역 1년 4개월에 추징금 2400만원을 선고받았다. 2심은 "유 교수 행위는 호서대학교에서 수행되는 연구의 공정성, 객관성 및 적정성과 그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크게 훼손시켜 죄질이 나쁘다"며 항소를 기각,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이에 대법원은 "최종보고서의 내용이 허위가 아니라고 해도 부정한 청탁으로 대가를 받았다면 범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대학교수로서 공정성과 객관성 등을 유지해야 하는데도 부정한 청탁을 받고 돈을 받아 사회 일반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며 유씨의 상고를 기각해 실형을 확정했다.
[디지털뉴스국 엄하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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